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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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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가 사라졌는데 아무도 몰랐다? KBL 감독관 및 심판진의 대형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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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가 사라졌다.

서울 SK와 수원 kt의 맞대결이 열린 지난 8일 잠실학생체육관. 경기 종료 1분 43초를 남기고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격 제한 시간 1.9초를 남긴 SK는 자밀 워니가 볼을 길게 던지며 슈팅을 시도했다. 림을 맞지 않고 튕겨 나온 볼은 하윤기에게 향했다. 그런데 하윤기가 볼을 놓쳤다. 이후 SK가 볼을 소유하면서 재차 공격 기회를 얻었다.

매일경제

10초가 사라졌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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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기가 볼을 잡고 패스 미스한 순간은 찰나였다. 다소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24초 바이얼레이션이 먼저라고 판단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서동철 kt 감독도 적극 항의했다. 그러나 심판들은 하윤기가 충분히 볼을 컨트롤했다고 판단했다. KBL 공식 기록 프로그램에도 하윤기의 실책, 허일영의 스틸로 기록됐다.

2022-23 KBL 경기규칙 제29조 24초 규정에는 ‘볼이 림에 닿지 않으면 바이얼레이션이 된다. 그러나 상대방이 그 즉시 명확하게 볼의 컨트롤을 얻으면 부저는 무시되고 경기는 계속 진행된다’고 적혀 있다. 심판들은 이를 근거로 판정한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논란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상당히 애매한 순간이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SK가 다시 공격 기회를 얻은 순간 공격 제한 시간은 24초가 아니라 14초부터 시작됐다. 하윤기가 볼 컨트롤 후 실책, SK에 공격권을 넘겨줬다면 공격 제한 시간은 24초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격 제한 시간 3.5초를 남긴 순간 한희원의 킥 볼이 나오기 전까지 이를 인지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SK는 이후 다시 얻은 14초의 공격 제한 시간 내에 김선형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92-88로 달아났다. 이어 워니의 쐐기 덩크가 폭발하며 kt를 94-91로 꺾을 수 있었다.

SK와 kt의 경기는 매 순간 접전이 이어질 정도로 치열했다. 선수들에게도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기였지만 심판들은 물론 감독관 등 모든 이가 집중력을 잃지 말았어야 했다.

만약 한희원의 킥 볼이 나오지 않았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남은 3.5초 동안 SK가 공격에 실패했다면 사라진 10초에 대한 보상은 대체 어떤 것으로 할 수 있었을까. 감독관은 왜 24초가 아닌 14초의 공격 제한 시간을 부여했을까. 심판들은 왜 공격 제한 시간이 3.5초까지 흐를 때까지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까.

단순히 감독관의 실수로만 봐선 안 될 문제다.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경기를 그대로 진행한 심판들의 책임도 무겁다. SK와 kt의 경기는 명승부였다.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으로 체육관을 찾은 팬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모든 걸 단 한 번의 실수로 날려버릴 뻔했다. 웃어넘길 수 없는 문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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