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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핑크 플로이드’ 워터스, “러 침공 이유 있다” 발언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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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영국 전설적인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 원년 멤버 로저 워터스가 공연을 하는 모습./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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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 원년 멤버이자 위대한 작곡가로 꼽히는 로저 워터스(80)가 8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도발 때문이었다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초청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연설 단상에 오른 워터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법이었다”면서도 “침공은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난 게 아니다. 도발한 자들을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고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겨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반발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가 세운 허위 정보와 선전의 벽에서 워터스가 ‘또 다른 벽돌’이 된 모습을 보며 옛 팬들이 슬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의 부조리함을 표현한 핑크 플로이드의 명곡 ‘어나더 브릭 인 더 월(Another Brick In the Wall·벽 속의 또 다른 벽돌)’에 빗대 그를 비판한 것이다. 이 곡은 워터스가 1979년 작곡했다.

리처드 밀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부대사는 “아티스트로서 워터스의 자격은 인정하지만, 유럽 안보 문제에 대한 전문가로서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워터스는) 현대 가장 저명한 반전(反戰) 운동가 중 한 명”이라며 그를 감쌌다.

워터스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9월 “인명 피해를 막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세계의 무기 지원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라고 비난하며, “(젤렌스키가) 국가를 참혹한 전쟁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인해 워터스는 오는 4월 예정됐던 폴란드 콘서트를 취소당했다.

1965년 결성돼 1995년 해체한 핑크 플로이드는 지난해 “수익금을 우크라이나에 기부하겠다”며 재결합했으나 1985년 팀 내 불화로 탈퇴한 워터스는 동참하지 않았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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