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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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7)은 이번 겨울 ‘바쁜 이름’이었다. A J 프렐러 사장이 트레이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촉매제가 됐다. 실제로 트레이드를 문의한 팀이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유격수가 필요한 모든 팀이 김하성의 ‘가상 팀’이었다. 김하성이 이적했을 때 트레이드 대가를 예상해보는 현지 글도 있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 여론은 잰더 보가츠(30)가 합류하면서 조성됐다. 보가츠는 이번 겨울 11년 2억8000만달러(3472억원) 초대형 계약으로 샌디에이고에 입단했다. 유격수인 보가츠가 오면서 김하성의 입지가 흔들렸다. 김하성은 포지션 이동이 불가피했는데, 김하성이 2루수로 가게 될 경우 기존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29)가 1루수로 전환해야 했다. 하지만 2루 수비가 뛰어난 크로넨워스를 1루수로 활용하는 건 전력 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내야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물밑 작업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루머는 더 확산되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김하성 트레이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가장 많이 언급됐던 팀은 마이애미 말린스였다. 샌디에이고와 마이애미는 이해관계가 잘 맞았다. 마이애미는 유격수,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를 보강해야 했는데, 마침 마이애미가 선발투수 파블로 로페스(27)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팀의 2선발로 도약한 로페스는 가치가 만만치 않았다. 수준급 선발투수를 구하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였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했다. 결국 마이애미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25)를 받는 조건으로 로페스를 미네소타 트윈스로 보냈다. 마이애미는 여전히 유격수를 찾고 있지만, 김하성을 데려오기 위해 또 다른 선발투수를 포기할지는 회의적이다.
또 다른 후보는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유격수 보가츠가 떠난 데 이어 트레버 스토리(30)가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보스턴은 내부 자원으로 공백을 메우겠다고 발표했고,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아달베르토 몬데시(27)를 영입해 한숨을 돌렸다.
두 팀을 비롯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LA 다저스 등이 거론됐지만, 실제로 트레이드가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 샌디에이고 역시 김하성 트레이드를 성급하게 추진하기는 힘들다. 지난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4)의 갑작스런 이탈에서 알 수 있듯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예기치 못한 변수에 대응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선수층이 두꺼워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김하성을 내보내는 건 샌디에이고도 부담스럽다. 특히 김하성처럼 두 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트레이드하는 건 더 신중해야 한다.
김하성도 샌디에이고에 남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이다. 올해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전력 상승도 이뤄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선수의 주가를 높이는 건 약팀보다 강팀에서 뛰어야 더 유리하다. 훨씬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고,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 샌디에이고와 동일 선상에 있는 팀이 아니라면 트레이드는 반길 일이 아니다. 또한, 트레이드가 된다고 해도 마치 경쟁에서 밀려서 팀을 떠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는 김하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환경이 바뀌는 것도 우려스럽다. 김하성은 빠른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해 샌디에이고를 선택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에서도 적응하는 시간이 꽤 걸렸다. 이제야 적응을 마치고 본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팀이 바뀌면 다시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 익숙한 환경과 어색한 환경은 생각보다 선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트레이드는 선수에게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김하성에게 최선은 샌디에이고에 잔류하는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에서 이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떠나더라도 아쉬움이 더 남는 쪽이 김하성이 아니라 샌디에이고가 될 것이다.
이창섭 메이저리그 전문가 pbbl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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