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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살펴보면 더 놀랍다. 브랜든 니모(29)가 원 소속팀 뉴욕 메츠에 8년 1억6200만 달러 계약으로 잔류했다. 니모는 선구안이 강점이지만, 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또한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도 두 번밖에 없을 정도로 커리어 내내 부상에 신음했다.
지난 2년간 도합 156.1이닝에 그친 제이콥 디그롬(34)은 연 평균 3700만 달러를 보장 받았다(텍사스 레인저스). 역시나 건강에 물음표가 있는 제임슨 타이욘(31)도 총액 6800만 달러 계약을 받았다(시카고 컵스). 평가가 엇갈렸던 잰더 보가츠(30) 역시 11년 2억8000만 달러 계약(샌디에이고 파드리스)으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나 포지션 중복은 대형 계약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총액 1억 달러 이상 계약 선수 (연 평균)
1. 애런 저지 : 9년 3억6000만 (4000만)
2. 트레이 터너 : 11년 3억 (2727만2727달러)
3. 잰더 보가츠 : 11년 2억8000만 (2545만4545달러)
4. 제이콥 디그롬 : 5년 1억8500만 (3700만)
5. 브랜든 니모 : 8년 1억6200만 (2025만)
6. 에드윈 디아스 : 5년 1억200만 (2040만)
지난 몇 년간 구단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선수들의 몸값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선수들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속전속결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선수에게 유리한 계약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불과 1년 전 노사 협약(CBA) 갱신 과정에서 파행을 빚은 것을 떠올리면 매우 어색한 상황이다.
먼저 논할 수 있는 요인은 FA 선수들의 수준이다. 이번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와 사이영상 수상자가 모두 시장에 나왔다(저지, 벌랜더). 사이영상 3회 투수(커쇼)와 2회 투수(디그롬) 작년에 이은 또 다른 유격수 빅4(터너 보가츠 코레아 스완슨) 등은 많은 팀들이 군침을 흘렸다.
좋은 선수가 좋은 계약을 따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좋은 선수가 반드시 좋은 계약을 따내는 건 아니다. 야구도 타이밍이듯, 계약도 타이밍이다.
이번 겨울은 새 노사 협약이 적용되는 첫 번째 오프시즌이다. 그런 측면에서 시장이 이전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구단주들은 이 시기에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전쟁이 끝난 직후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한 바 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좋은 선수들이 등장한 이번 FA 시장은 각 팀들의 명분도 확실했다. 양키스가 저지를 놓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강력한 구애에 나서면서 양키스는 저지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텍사스는 리그 에이스의 존재를 실감했고, 우승에 더 가까이 다가간 필라델피아와 샌디에이고는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라이벌 팀들의 선전을 지켜본 메츠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현지에서는 종잣돈이 생긴 점도 언급하고 있다. 지난 11월, 디즈니는 MLB 스트리밍 플랫폼 BAMTech의 남은 지분 15%를 9억 달러에 매입했다. 그러면서 팀당 3000만 달러의 여유 자금이 늘어났다. 마이애미와 밀워키, 미네소타, 캔자스시티는 아직 시장을 관망하고 있지만, 대다수 팀들이 화끈한 행보를 보이는 이유다. 쓸 수 있는 돈이 늘어나면서 머니 게임에 임하는 경쟁 심리도 자연스럽게 강해졌다.
우승 팀이 다양해진 점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월드시리즈 우승은 특정 팀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승후보 0순위가 반드시 우승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포스트시즌이 확대되면서 변수가 더 커졌다. 당장 올해도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필라델이아가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자신들도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것이다.
야구가 끝나도, 화젯거리가 끝나선 안 된다. 난로 앞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스토브리그란 용어가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할 말이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할 말이 넘치는 시간이 되고 있다.
겨울이 시작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여름처럼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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