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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독일 잡았던’ 일본, 코스타리카 우습게 보다 일격 당했다 [카타르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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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잡고 기세가 등등했던 일본이 스페인에 참패를 당한 코스타리카를 우습게 보다 큰 코를 다쳤다. 내내 공격을 주도하고도 일격을 당해 쓰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일본은 27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2차전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코스타리카는 1패 이후 1승으로 승점 3점을 획득했고, 일본은 1승 이후 1패로 승점 3점에 머물렀다. 코스타리카는 16강 진출의 희망을 살린 반면, 조기 16강 진출의 김칫국을 마셨던 일본은 스페인과의 최종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매일경제

1경기 독일을 잡고 파란을 일으킨 일본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대대적인 선발 라인업 변화를 줬지만 일격을 당해 0-1로 패했다. 사진=DOHA, QATAR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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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독일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일본과 스페인에게 0-7 참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코스타리카. 상반된 분위기의 양팀이었기에 경기 전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일본 현지에서도 16강 조기 확정과 E조 1위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보는 전망이 쏟아졌다. 막강한 독일을 잡은 만큼 코스타리카전 패배의 일말의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

그래선지 일본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독일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의 5자리를 바꾸며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1차전 독일과의 경기서 2-1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내용면에서는 만족하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코스타리카를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평가하고 실험적인 포메이션을 꺼내든 것일까.

좋게 생각하면 변화를 통해 다른 경기력을 꾀한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약팀인 코스타리를 상대로 독일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한 셈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전반전 경기는 일본과 코스타리카 각 한 차례씩 슈팅이 나온 것에 그쳤을 정도로 파이널 써드 지역에서 유의미한 공격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지루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 일본이 양쪽 풀백을 모두 공격수로 바꾸고 조기에 교체카드를 꺼내드는 등 공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수차례 슈팅으로 코스타리카 골문을 두들겼지만 끝내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코스타리카가 후반 36분 잡은 단 한번의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풀러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귀중한 승리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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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독일을 잡고 파란을 일으킨 일본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대대적인 선발 라인업 변화를 줬지만 일격을 당해 0-1로 패했다. 사진=DOHA, QATAR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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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시작 명단에서 일본은 독일전과 비교하면 1차전 최전방 공격수 마에다 다이젠과 2선의 구보 다케후사-이토 준야가 모두 빠졌고, 미드필더 다나카 아오와 우측 풀백 사카이 히로키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대신 최전방에 우에다 아야세, 2선에는 소마 유키와 도안 리츠가 출전했고 미드필더로 모리타 히데마사, 우측 풀백으로 야마네 미키가 나섰다. 공격진에서는 4명 가운데 3명이 바뀌고,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를 모두 바꾸는 변화. 조별리그에서 좀처럼 쉽게 시도하지 않는 변화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은 경기 전반전 점유율에서 오히려 39%로 코스타리카(51%)에 뒤진 것은 물론 슈팅도 단 1회에 그쳤다. 경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패스게임을 통해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지만 이후 내내 유효한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고전했다.

후반전 들어서 꺼낸 일본의 공격적인 도박수의 교체카드는 결국 내용은 가져왔지만 결과를 얻지 못했기에, 아무 소득도 남지 않게 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일본은 수비에선 왼쪽 풀백 나카토모가 나가고 윙어 이토 히로키를 투입했다. 또 공격 최전방에서 전반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우에다 대신 아사노 타쿠마를 교체시켰다. 전반전 선발 카드가 실패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동시에 풀백에 공격 자원을 꺼내 보다 더 공격적인 전형으로 골을 노리겠다는 계획.

결국 이 카드는 통했다. 후반 중반까지 일본이 슈팅 10개를 퍼붓는 등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며 경기를 주도했다.

일본은 후반 17분 오른쪽 풀백 야마네를 빼고 윙어 카오루 미토마를 투입시키는 승부수를 꺼내들고 후반 22분 도안을 빼고 이토 준야를 투입하는 등 총 4장의 교체카드를 선택하며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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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독일을 잡고 파란을 일으킨 일본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대대적인 선발 라인업 변화를 줬지만 일격을 당해 0-1로 패했다. 사진=DOHA, QATAR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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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양쪽 풀백을 모두 공격자원으로 바꾸고 공격에 올인한 선택은 한 방의 역습으로 무너졌다. 코스타리카가 우측에서 천천히 상대 수비를 무너뜨려 기회를 잡았다. 후반 36분 일본 수비의 부정확한 볼 처리로 코스타리카의 테하다가 세컨볼을 잡아냈다.

테하다가 이를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한 풀러에게 패스했다. 그리고 이 패스를 이어 받은 풀러가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때렸고, 일본 GK 곤다의 손에 맞고 골문안으로 들어갔다. 코스타리카의 월드컵 대회 첫골인 동시에 이날 나온 선제골. 코스타리카가 일본을 무너뜨린 장면이었다.

이후 일본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코스타리카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상대 선방에도 틀어막혔다. 후반 44분 일본의 카마다가 페널티박스 혼전 상황에서 낮고 정확한 땅볼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나바스가 이를 넘어지면서 발로 막아낸 이후 후속 세컨볼 경합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볼을 처리하는 ‘미친 선방’을 펼쳤다.

후반 추가 시간 6분이 주어졌지만, 일본은 추가골을 올리지 못했다. 어찌보면 경기 전부터 승리를 당연하게 여기며 실험적인 변화를 시도했던 일본의 오만과 방심이 빚은 쓰린 패배였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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