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롯데 투수 코치에게 ‘유망주’ 윤성빈(23)에 대한 평가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그리 놀랍지도 않고 인상적이지도 않다는 뜻이었다.
분명 가지고 있는 것은 좋은 면이 있지만 현재 상태에서 특별하다고 얘기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윤성빈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윤성빈은 롯데가 공을 많이 들인 유망주다.
150km가 훌쩍 넘어가는 광속구와 2400rpm이 넘는 패스트볼 회전수 등 가지고 있는 재능이 워낙 빼어났기 때문이다.
시즌 중에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연수를 보내기도 하고 첨단 기술로 무장한 미국 드라이브 라인 캠프에 보내 새로운 기술을 익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시도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윤성빈은 제자리걸음을 넘어 퇴보하고 말았다. 나아지는 것은 없고 단점만 계속 부각 됐다.
올 시즌에는 결국 1군 무대를 단 한 번도 밟지 못했다.
2군 성적도 최악이었다.
1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 자책점 9.7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피안타율은 0.259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20.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가 17개나 됐다.
시즌 막판 연속 무사사구 경기를 하며 반짝하는 듯 했지만 최종전서 다시 무너지며 제자리로 돌아가고 말았다.
파괴력 있는 패스트볼을 갖고 있지만 킬러 변화구가 없고 제구력도 형편 없다는 평가에서 단 한 발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는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유망주 취급을 받고 있다. 최고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투자를 하던 것들은 모두 과거형이 됐다.
배영수 코치는 “너무 투구 폼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공 하나 던지고 폼 체크하고 공 하나 던지고 폼 체크 하고 하더라. 첨단 장비가 잘 갖춰져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 몸이 익숙해지려면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혀야 한다. 그래서 훈련 기술들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17가지 정도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중 자기 몸에 가장 잘 맞는 훈련법을 찾아 그 훈련으로 폼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처음에는 잘 안 통했지만 이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처음 봤을 때보다는 나아졌다”고 말했다.
윤성빈이 현재 상황에서 더는 특별한 유망주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성장하지 못한 유망주를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코치는 “이제 윤성빈 수준의 유망주들이 팀에 많아졌다. 윤성빈에게만 목을 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발전하지 못하면 경쟁자들에게 언제든 밀릴 수 있다. 여전히 좋은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투자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독보적 존재에서 경쟁이 필요한 자원으로 내려왔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 이상의 특별 대우는 없다. 이제 그저 공 빠른 여러 유망주 중 한 명일 뿐이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공 빠른 젊은 투수들을 많이 끌어모았다. 이제 윤성빈은 그 들 중 한 명이 됐다. 평범한 유망주로 전락한 것이다.
윤성빈이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더 이상의 특별 대우를 기대할 수 없기에 더욱 냉정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윤성빈은 벼랑 끝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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