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에서 19일 열린 MLB 월드투어 코리아시리즈 개최 공식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회 프로모터 이항준 대표, MLB코리아 송선재 지사장, MLB 짐 스몰 부사장, KBO 허구연 총재, 박형준 부산시장, 동원개발 장창익 전무. 부산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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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그래서 누가 오는데?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같은 선수들이 오나?”
지난달 떠들썩하게 발표한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인 코리아’ 소식을 접한 야구팬의 질문이다. 사상 처음으로 MLB 올스타가 한국을 방문해 KBO리그 올스타와 친선경기를 한다는 소식에 관심을 드러내는 팬이 적지 않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는 야구 괴물들을 실제로 보는 건, TV중계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야구팬이라면 MLB 경기를 ‘직관’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홈런 기록을 새로 쓴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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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올스타에 누가 합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엔트리에 승선한 KBO리그 최고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이들이 어떤 선수를 상대하느냐도 팬들에게는 큰 관심사다. 가령 SSG 김광현이 뉴욕 양키스 홈런 역사를 새로 쓴 저지와 정면대결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투타 겸업으로 규정이닝과 타석을 모두 소화해 빅리그 역사를 새로쓴 오타니가 키움 이정후와 투타 대결을, LG 고우석과 타투 대결하는 장면도 다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대회 시작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판을 흔들 만한 슈퍼스타의 동참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MLB 짐 스몰 부사장은 “누구나 알 만한 슈퍼스타가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납득할 만한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식적인 이유는 ‘MLB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다. 스몰 부사장은 “MLB는 선수를 파견할 때 꽤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구단과 선수노조, 에이전트 등 동의를 구할 대상이 많다”고 말했다. MLB사무국과 마케팅자회사, 선수노조가 월드투어를 적극 추진 중이라는 설명과 다소 배치된다.
MLB 투타겸업 새역사를 쓴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USA투데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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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월드투어 티켓값은 한국시리즈의 7배(중앙 지정석 기준)를 웃돈다. 39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야구장을 찾을 때는 지출에 상응하는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김하성(샌디에이고) 최지만(탬파베이) 등 코리안 빅리거가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KBO리거들과 대결하는 것만으로는 거액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90분간 쉼없이 관중에게 노출된다. 야구는 종목 특성상 투타 대결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밖에 없는데, 김하성이 선발출장해 9이닝을 모두 소화하더라도 네 번 정도 타석에 들어선다. 타석당 소요시간이 1분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길어야 5분 남짓이다. 가성비가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T와 KIA의 경기에 입장한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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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 식었다고는 하나, KBO리그는 국내 최고 스포츠다. 자국 리그 인기가 뛰어난 곳은 이를 뛰어넘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눈길을 끌 수 있다. MLB라는 타이틀만으로는 프로야구 콘텐츠에 익숙한 한국 팬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올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 알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와 이대호(40·롯데)의 은퇴경기가 MLB가 내세우는 콘텐츠여서는 곤란하다.
한국은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예고했다. 18일 오전 이른바 영남 올스타(삼성 롯데 NC연합)와 KBO올스타 엔트리를 발표한다. MLB의 화답에 눈길이 쏠린다. 안일하고 막연한 생각으로는 흥행참패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책임은 MLB 사무국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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