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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전사’ 맥스 슈어저(38)가 1차전에 출격했으나 당황스러운 커맨드 난조 속에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패스트볼이 높게 몰리면서 홈런을 네 방이나 얻어맞은 슈어저는 4⅔이닝 7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 속에 강판됐고, 고개를 숙이며 마운드를 내려가는 슈어저의 등 뒤에는 일부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정규시즌 101승을 하고도 탈락 위기에 몰린 메츠는 부랴부랴 2차전 선발로 제이콥 디그롬(34)을 예고했다. 당초 내심 디그롬을 아낀 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다는 계산이었으나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여유는 없었다. 이처럼 뭔가 쫓기는 메츠와 달리, 슈어저를 두들긴 샌디에이고 타선은 사기가 충전되어 있었다. 어쩌면 잃을 게 더 적은 팀은 샌디에이고였다.
하지만 디그롬이 샌디에이고 타선의 기세를 겨우겨우 잠재우면서 메츠도 기사회생하고 시리즈를 3차전으로 몰고 갔다. 전날 슈어저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매 이닝 전력투구를 한 디그롬은 이날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팀도 7회 4득점에 힘입어 7-3으로 이기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말 그대로 전력 투구였다. 투구 수를 아끼고, 더 긴 이닝을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듯한 투구였다. 슈어저처럼 순식간에 침몰하면 복구가 불가능한 한 판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디그롬의 의중은 평균구속에서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온 힘을 다해 던졌다는 게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디그롬은 이날 99구 중 포심패스트볼 51구(52%), 그리고 슬라이더 38구(38%)를 던졌다. 가장 힘이 있는 빠른 공 계통의 구종, 그리고 가장 자신이 있는 공으로 던졌다. 디그롬도 물러설 곳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리고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무려 99.4마일(약 160㎞)에 이르렀다. 시즌 평균(98.9마일)보다도 더 높았다. 최고구속은 101.8마일(약 163.8㎞)이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하루 50개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진 투수가 평균 99마일을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불펜 투수들이 평균 99마일을 던지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디그롬처럼 50구 이상을 던지면서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건 대단했다. 그만큼 디그롬이 더 집중해서 던졌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메츠는 한숨을 돌린 채 10일 오전 8시 7분부터 3차전에 임한다. 크리스 배시트가 메츠 선발로 예정된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조 머스글러브가 맞불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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