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같은 슈팅의 공격수, 골 넣는 골키퍼…고교축구선수권서 기량 뽐내는 유망주들

장석환(왼쪽·용인축구센터덕영)과 조민서(강릉중앙고)가 21일 경남 창녕군에서 열린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 경기는 용인축구센터덕영의 3대1 승리로 끝났다./경상남도축구협회

제77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 겸 2022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대한축구협회·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공동 주최)이 이제 단 세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23일 경남 창녕스포츠파크 3구장에서 용인축구센터덕영과 매탄고(오후 5시), 장훈고와 평택진위FC(오후 6시40분)가 각각 4강전을 치른 뒤, 25일 오후 5시 4구장에서 결승이 열린다.

고교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답게 향후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꿈나무들이 여럿 눈에 띈다. 용인축구센터덕영(이하 용인 덕영)의 창은 김민재다. 용인 덕영은 이번 대회 6경기 22골을 퍼붓는 막강한 화력을 보였는데, 10번 공격수 김민재가 그중 9골을 책임지며 대회 득점 선두에 올라있다. 공동 선두 김창훈(전주영생고) 및 공동 3위(7골)에 올라있는 선수들이 속한 학교가 모두 탈락해 최소 한 경기를 더 치르는 김민재의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용인축구센터덕영의 공격수 김민재/용인축구센터

그는 빠른 스피드로 수비를 벗겨내 공간을 만든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을 통해 감아 차기 능력도 키워 득점력은 더 물이 올랐다. 이영진 용인 덕영 감독은 “민재는 벼락같은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를 난감하게 하는 선수다.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의 스피드가 월등하다”고 말했다.

매탄고 미드필더 심준보/매탄고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유스팀 매탄고는 짠물 수비로 용인 덕영에 맞선다. 매탄고는 이번 대회 최소 실점(6경기 1실점)을 기록 중이다. 수비의 중심엔 심준보가 있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센터백, 윙백 포지션도 소화하는 등 다재다능하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니 전술 변경 상황에서 꼭 필요한 선수다. 그는 186cm의 장신으로 제공권 장악에 능하고, 공을 정확하게 전달해 공격을 풀어나가는 능력도 갖췄다. 김석우 매탄고 감독은 “준보는 경기를 읽을 줄 아는 영리한 선수”라고 말했다.

평택진위FC 미드필더 최우진/평택진위FC

평택진위FC의 미드필더 최우진도 이번 대회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허벅지 부상으로 올해 전반기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그는 아쉬움을 떨치려는 듯 이번 대회에서 훨훨 날고 있다.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능력이 뛰어나고 주발인 왼발로 적소(適所)에 공을 뿌린다. 팀 공격의 출발점이 돼 프로 구단에서 눈여겨보는 유망주 중 하나다. 득점력도 갖췄다. 최우진은 평택진위FC가 21일 8강전에서 전주영생고를 4대1로 꺾을 때 결승골 등 두 골을 기록했다. 고재효 평택진위FC 감독은 “대회 초반 우진이에게 부상 여파가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우진이는 기량을 계속 끌어올렸다”고 했다.

장훈고 골키퍼 한태희/장훈고

스트라이커와 골키퍼를 오가는 이색적인 선수도 있다. 장훈고 1번 한태희는 서귀포축구센터와의 8강전에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골을 기록한 뒤, 후반부턴 장갑을 끼고 골대를 지켰다. 이후 골을 허용하지 않으며 4대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윤종석 장훈고 감독은 “196cm의 장신인 데다 반사 신경도 좋은 골키퍼인데, 필드에서의 기본기도 여느 공격수보다 월등하다. 미국 야구의 오타니처럼 모든 기량이 좋은 선수”라고 했다. 지난 16강 마산공고전에서도 득점을 올린 한태희는 이번 대회 두 골을 기록 중이다. 골 넣는 골키퍼가 다시 득점포를 가동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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