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영원한 롯데 팬…사직 할아버지, 부산에 잠들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란 눈의 ‘사직 할아버지’가 눈을 감았다.

프로야구 롯데의 팬으로 잘 알려진 캐리 마허 전 영산대 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68세다. 롯데는 16일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고(故) 마허 교수는 2020년부터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으로 투병해왔다. 지난 6일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폐렴으로 양쪽 폐가 손상된 상태였다. 부산 동아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마허 전 교수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으로, 부친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다. 형제들은 모두 미국에 있다. 2008년 처음 한국에 왔다.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했다. 2011년부터는 영산대에서 강의했다. 롯데의 열성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연히 학생들과 롯데 홈구장인 사직구장에 방문했다 야구 매력에 푹 빠졌다. 10년 넘게 꼬박꼬박 롯데 홈경기를 현장에서 챙겼다. 흰 수염을 휘날리며 열정적으로 롯데를 응원하는 모습에 큰 주목을 받았다.

롯데도 예우했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잠시 롯데에 몸을 담기도 했다. 2019년 영산대에서 정년퇴직한 마허 전 교수는 한국을 떠나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취업비자가 만료된 까닭이다. 롯데는 마허 전 교수를 직원으로 채용했다. 외인 선수들과 코치들의 생활을 돕는 매니저로 활약했다. 계약이 끝난 후에도 여전한 팬심을 드러낸 것은 물론이다. 항암치료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롯데 경기를 챙겼다.

마허 전 교수의 빈소는 아시아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롯데는 마지막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상조물품과 음료, 주류 등을 지원한다. 대표이사 명의로 조화 및 부의금도 전달할 계획이다. 빈소 내 근조기도 설치한다. 뿐만 아니라 17일 사직 두산전에 앞서 마허 전 교수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진행한다. 전광판엔 마허 추모 이미지가 송출될 예정이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