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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SW인터뷰]또 테이핑 감은 KT 심우준 “버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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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 대고 싶지 않아요.”

프로야구 KT 유격수 심우준(27)은 전반기 동안 허벅지 안쪽에 테이핑을 감는 게 일과였다. 시즌 초반 내전근에 통증을 느꼈는데 충분히 쉬지 못한 탓이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통증에 둔한 편인데도 내전근 통증은 도저히 참기 어려웠다. 걷기만 해도 생각보다 큰 자극이 생겼다.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수생활 내내 자신 있던 도루를 한동안 외면했다. 한때 3할까지 치솟았던 타율이 하체가 흔들린 직후 떨어지는데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내전근 테이핑을 멈춘 심우준은 이제 손에 테이핑을 감는다. 지난달 14일 수원 삼성전서 수비 중 왼손에 통증을 느꼈다. 왼손 신전건, 그중에서도 건을 감싸고 있는 막이 손상됐다. 주먹을 쥘 때면 중지와 손등을 잇는 지점에서 힘줄이 튕기는 현상이 일어난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수술과 재활치료의 갈림길에서 고민했다. 그러던 찰나 내야 자원 장준원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심우준은 수술 대신 버티기로 결정했다. 테이핑을 해야만 손의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흔하지 않은 부상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앞서 선배들이 걸어본 길이기도 하다. 주장 박경수가 심우준과 같은 부위에 비슷한 부상을 겪은 적이 있다. 박경수는 수술 대신 보강운동과 재활치료로 버텼고, 지금까지 든든하게 내야를 지킨다. 심우준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선례다. 심우준은 “처음에는 정말 아팠다. 힘줄이 한 번씩 튕기는 느낌이 들었고 라인드라이브성 강습 타구가 오면 괜히 겁나기도 했다. 이전이 70 정도의 통증이었다면 지금은 20 수준”이라며 “이제는 통증에 적응된 것 같다. 오히려 힘을 빼서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허벅지에 테이핑을 감았을 때처럼, 손등에 매일같이 테이핑을 두르는 사이 타격 성적이 다시 하락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로 인정받은 만큼, 지난해 2할 중후반대 타율을 기록했던 만큼 내심 타격에도 욕심이 생겼는데 계속 걸림돌이 생겼다. 스스로 노력한다고 결과를 달리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었다. 심우준은 “나도 모르게 몸이 위축되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타격감이 떨어지더라. 잘 맞은 타구도 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참고 버티기다. 그 시절 통증을 견뎌내고 2루를 지켰던 박경수처럼, 심우준도 올 시즌 남은 두 달 동안 버티기 전략이다. 심우준은 “돌이켜보면 나는 항상 수비가 먼저였다. 올해 목표도 실책 10개 이하였다”며 “타격도 욕심은 나지만 팀이 우승해야 하지 않나, 15개 미만으로 정규시즌을 마쳐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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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위즈 제공

전영민 기자 ym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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