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 혐의로 러시아 법원으로부터 9년형을 선고 받은 미국 여자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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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법원이 마약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체포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32)에게 징역 9년 형을 선고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상황 속에서 스포츠 스타에게 불똥이 튀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향후 양국의 대응 방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FP 통신을 비롯한 해외 언론은 “5일 러시아 법원이 그라이너에 대한 마약 소지 및 밀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9년과 함께 100만 루블(22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러시아에서 마약 밀수와 관련한 최대 형량은 징역 10년이다. 앞서 러시아 검찰이 9년 6개월을 구형한 데이어 판결도 최대치에 가깝게 나오면서 ‘미국 선수’라는 배경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법원의 선고를 들은 뒤 재수감 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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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 반박했다. “이번 선고를 통해 러시아가 부당한 방법으로 민간인을 구금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면서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며, 러시아는 그라이너가 (동성의) 아내 및 친구, 동료들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조속히 석방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그라이너와 함께 억류된 (미국 기업인) 폴 휠런도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라이너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WNBA 피닉스 머큐리에서 활약 중인 스타 센터다. 신장 2m3㎝에 93㎏의 당당한 체격을 바탕으로 골밑을 장악한다. 그간 WNBA 오프시즌 중에는 러시아팀 UMMC 예카테린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뛰어왔는데, 지난 2월 러시아 입국 당시 액상 형태의 대마초를 밀반입하려한 혐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WNBA 무대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그라이너.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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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그라이너의 변호인은 “치료 목적으로 합법적으로 처방 받은 의료용 대마초이며,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했지만 러시아 법원이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라이너가 법정 최고형에 가까운 중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로 불편해진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양상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은 협상을 통해 그라이너를 데려오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통화해 그라이너와 휠런을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 맞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그라이너와 맞교환 대상자로 지목된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 미국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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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이너가 러시아 내 소속팀 UMMC 예카테린부르크 선수단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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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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