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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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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특급 999′ 타고… 부상하는 남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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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막내 삼총사, 챌린저컵 3위 이끌며 세대교체 기대

임동혁, 시즌 419득점 라이트 거포

임성진, 공격·수비 다 되는 레프트

박경민, 디그 1위 오른 최강 리베로

24년만의 U-19 선수권 4강 주역

시드니 이후 첫 올림픽 본선 꿈꿔

남자 배구 대표팀(세계 랭킹 32위)은 지난달 31일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챌린저컵 3·4위 결정전에서 체코를 3대2로 꺾고 대회를 3위로 마쳤다. 우승했다면 상위 리그인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내년 진출권을 따내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그래도 남자 배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9년생 ‘막내 삼총사’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띄었다. 스물세 살 임동혁(대한항공)과 임성진(한국전력), 박경민(현대캐피탈)이다. 2세트부터 허수봉(24·현대캐피탈)을 대신해 라이트로 나선 임동혁은 양 팀 최다인 33득점을 기록했다. 임성진은 왼쪽 공격을 책임지며 15점을 올렸다. 선발 리베로로 나선 박경민은 ‘디그 다람쥐’라는 별명에 걸맞게 공격 지점을 예상해 공을 살려냈고, 리시브도 안정적이었다.

조선일보

디자인=송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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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과 임성진, 박경민은 2017년 19세 이하 세계선수권에서 24년 만에 이 대회 4강 진출을 이룬 주역이었다. 당시 임동혁은 대회 최고 아포짓(라이트)으로 선정됐다. 임동혁과 임성진은 초·중·고교를 함께 다녀 절친한 사이다. 두 선수가 이끌었던 충북 제천산업고 배구부는 2017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는 등 고교 배구 최강으로 군림했다. 임동혁은 “성진이와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뛰면서 성인 대표팀에서 호흡 맞추는 걸 꿈꿨다”고 했다.

삼총사는 대표팀에선 막내이지만, 각자 소속 팀에선 이미 주전급 활약을 펼쳐 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 데뷔한 임동혁은 지난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419득점, 공격 성공률 53.72%로 활약했다. 대한항공이 2년 연속 V리그 챔피언에 등극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2m가 넘는 키에 체중이 103kg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동혁은 외국인 선수에 버금가는 위력적인 라이트 거포”라며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했다.

임성진도 31경기에 출전해 168득점, 공격 성공률 43.73%를 기록했다. 성균관대에 다니다 2020년 1라운드 2순위로 한국전력의 지명을 받았다. 195㎝ 큰 키에 공격력까지 갖춘 수비형 레프트로 평가받는다.

박경민은 리시브 효율(51.82%)과 세트당 디그(2.68개) 모두 지난 시즌 리그 1위에 올랐다. 남자부에서 리시브 효율 50%를 넘긴 선수가 나온 건 3년 만이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박경민은 이미 리그 최정상급 리베로”라며 “여오현(44·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의 후계자가 아니라, 여오현을 뛰어넘을 재목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남자 배구는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철우(37·한국전력·라이트), 신영석(36·한국전력·센터), 한선수(37·대한항공·세터), 곽승석(34·대한항공·레프트) 등 남자 배구를 이끌어온 베테랑들이 30대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역 발굴이 시급해졌다. 1999년생 막내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임도헌 남자 배구 대표팀 감독은 “임동혁과 임성진, 박경민이 더 성장해서 한국 배구의 간판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줄 생각”이라고 했다. 이종경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적절한 시점에 세 선수가 세대교체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국제 대회를 더 많이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대표팀은 7일 태국에서 개막하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 출전한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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