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89경기 뛴 파우 현 아일랜드 여자대표팀 감독, 경찰 고소
축구협회 "본인이 원하지 않아 조사 더 안 했을 뿐" 항변
베라 파우 아일랜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네덜란드 여자축구의 '전설'이자 현 아일랜드 대표팀 사령탑이 30여 년 전 선수 시절 국가대표팀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로이터 통신은 1984년부터 1998년까지 네덜란드 여자축구 대표팀에서 뛴 베라 파우 아일랜드 감독이 과거 네덜란드축구협회(KNVB)에 고용된 남성 3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고 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파우 감독이 경찰 고소와 함께 트위터를 통해 낸 성명에 따르면, 그는 네덜란드 축구계의 '유명 인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2명의 관계자도 그에게 성폭행했다.
파우 감독은 이들 3명 모두 범행 당시에 KNVB에 고용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파우 감독은 성명에서 "내 주변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조차 내가 유명 인사의 성폭행을 견뎌야 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35년간 세상과 가족, 팀 동료들로부터 내 비밀을 지켜왔는데, 이제 나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내가 신뢰한 몇몇 사람들만 내가 조직적인 성적 학대와 권력 남용, 왕따, 의도적으로 고립시키기, '프레임' 씌우기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지난 몇 년간 공정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KNVB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베라 파우 아일랜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
로이터에 따르면 파우 감독은 피해 사실과 관련해 2011년부터 5차례나 KNVB에 신고해 도움을 구했다.
KNVB는 지난해 파우 감독의 피해 주장을 들었고, 그와 함께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했다고 로이터에 해명했다.
KNVB는 "조사 결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전 협회 직원들이 많은 판단 오류를 저질렀고, 파우 감독에게 해로운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우 감독이 2011년 처음으로 성폭행 피해 주장을 했을 때 협회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다만, KNVB는 사건을 '덮을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파우 감독이 원하지 않아서 사건의 본체에 대해 더 조사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KNVB는 "우리는 파우 감독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다른 길을 선택했어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수비수로 활약한 파우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A매치 89경기를 소화했다.
은퇴 뒤에는 스코틀랜드, 네덜란드, 러시아 등 여러 나라 대표팀을 지휘했고, 2019년부터는 아일랜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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