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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75th Cannes] “끊임없는 도전, 그 과정의 하나”…송강호, 칸 트로피를 올리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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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ㅣ칸(프랑스)=구민지기자] "칸 수상, 행복하고 영광스럽습니다. 하지만 (상이) 목표가 되진 않습니다."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3년 전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영광을 재현했다.

송강호는 이날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 취재진을 찾았다. 감독상(헤어질 결심)을 수상한 박찬욱과 함께 수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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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우가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우주연상은 전도연이 지난 2007년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한국인 최초 수상한 바 있다.

송강호는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상을 받기 위해 연기할 수는 없다. (그런) 배우도 없다.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제 상 수상이) 절대적인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배우에게 있어) 목표가 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재진으로부터 칸 남우주연상이 추후 연기 활동에 영향을 미치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 "전혀 작동하지 않길 바란다"고 답했다.

꾸준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것. "상을 받기 전이든, 수상 후든 (생각은) 같다. 그냥 좋은 작품과 좋은 얘기, (관객들에게) 새롭게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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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는 상현(송강호 분), 동수(강동원 분), 소영(이지은 분)이 아이의 부모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송강호는 빼어난 연기력은 물론, 특유의 유머러스한 매력이 돋보였다는 평을 얻었다.

송강호는 수상의 영광을 '브로커' 팀에 돌렸다. "저 뿐만 아니라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을 비롯해 보석 같은 배우들의 앙상블을 대표해서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모든)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라며 "배우 (한명 한명의) 가치는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도 함께한 배우들을 언급했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감사하다. (모든) 배우들에게 이 영광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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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 영화제에 참석한 해외 매체들이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었다. 일명 'K-Cannes'. 한국 영화에 대한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송강호는 "외신 기자들의 대표적인 질문이 한국 영화의 다양성과 역동성에 대한 내용이다. '어떻게 한국 (작품들)이 전 세계 관객들을 열쾅시키느냐'는 물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직접 분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들의 힘이라고 짚었다. "조그만 나라지만, 한국 사람들은 항상 변화하고 열심히 하려 한다. 다이내믹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한국 영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 "경쟁은 아니지만 사회적인 믿음, 개인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문화적인 콘텐츠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송강호에게도 자양분이 됐다. "(한국의 분위기가) 단 한순간도 나태하면 안 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을 (형성했다).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들이) 격려하고, 때로는 질타해 준 결과, 쉼 없이 (달렸다).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과 격려가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는 항상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늘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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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박찬욱 감독의 감독상 수상을 축하했다. "(박 감독의 작품이) 최고 평점을 받은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황금종려상 이상의 의미가 있는 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끈끈함이 드러났다.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에 호명되자, 박 감독이 가장 먼저 기뻐했다. 박 감독은 "저도 모르게 복도를 건너서뛰어가게 되더라"고 밝혔다.

박찬욱과 송강호의 인연은 오래됐다. 단짝 감독과 배우로 꼽힌다. 앞서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박쥐' 등을 함께 작업한 바 있다.

송강호는 "(전) 감독님과 오래 작업한 배우다. (그래서) 남다른 감정이다. (오늘 수상할 때) 제게 뛰어와 포옹하던 순간이 감동적이었다.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을 한 작품에서 볼 수 있을까. 박 감독은 송강호에게 한 마디 건넸다. "(제안) 거절만 하지 말아 달라. 시간만 있으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송강호는 "'박쥐' 이후 우리가 함께 한 지 너무 오래됐다. 13년"이라며 맞장구쳤다. 두 사람은 물론, 현장 취재진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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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칸의 남자로 불린다. '브로커'로 7번째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칸과의 인연은 지난 2006년 '괴물'(감독 봉준호)로 시작했다.

이후 '밀양'(경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 '박쥐'(경쟁·심사위원상), '기생충'(경쟁·황금종려상), '비상선언'(비경쟁)으로 칸을 찾았다.

경쟁 부문에만 4회 초청됐다. 한국 배우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에는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심사위원에 위촉된 바 있다. 제74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를 맡았다.

한편 '브로커'는 다음 달 8일(한국시간) 국내 개봉한다.

<사진ㅣ칸(프랑스)=민경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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