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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NC의 꼴찌 추락, 구단도 자초했다[문상열의 부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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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박석민. 지난해 7월 방역수칙 및 음주판을 벌여 KBO리그 품위손상으로 12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스포츠서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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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서는 지난달 30일 LA 다저스 우완 트레버 바우어(31)에게 2년, 32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커미셔너는 성명서를 통해 “이날자로 징계는 효력을 발생하고, 연봉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바우어는 지난해 8월 MLB와 캘리포니아주 패서데나 경찰의 조사를 받는 동안 다저스로부터 연봉은 받았다.

바우어 제재는 ‘MLB 공동 가정폭력, 성폭행, 아동학대정책(Major League baseball‘s Joint Domestic Violence, Sexual Assault and Child Abuse Policy)’ 위반에 근거했다. 검찰은 바우어의 성폭행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다. 법적으로 유죄가 아니다. 하지만 커미셔너는 2015년에 채택된 가정폭력 위반으로 역대 가장 무거운 2년 징계를 제재했다.

키움에서 잠시 뛰었던 유격수 에디슨 러셀도 시카고 컵스에서 가정폭력으로 4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 후 야구인생이 급격한 내리막길을 탔다. 미국 스포츠는 가정폭력, 성폭행,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불관용 원칙에 중징계다. 선수의 이의제기도 거의 받아들이지 않는다. 구단도 MLB 징계를 무조건 수용한다.

미국은 철저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따른다. 그럼에도 변호사 출신의 법률가인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바우어에게 MLB 역사에 남을 중징계를 제재했다. 바우어가 3명의 여성을 상대로 거의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성행위를 저지른 게 언론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어린 팬들에게 MLB 선수의 행위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2년 징계 후 야구계에 복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

미국의 인기높은 4대 메이저 종목에서 커미셔너의 숱한 징계가 제재됐다. MLB의 경우 ‘슈리스’ 조 잭슨, 피트 로즈처럼 슈퍼스타도 도박혐의로 야구계에서 영구추방됐다. 대부분 중징계는 금지약물복용, 마약, 코트에서의 난투극 등이다. 여성 성폭행 혐의, 그것도 단순 행위가 아닌 포르노에서 봄직한 난잡한 짓을 저지는 경우는 바우어가 처음이다.

다저스는 지난 8월부터 바우어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비록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챔피언결정전에서 져 월드시리즈 2연패 달성에 실패했지만 전력은 여전히 강하다. 1명에 의존하는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0년 구단 창단이래 처음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NC는 2021시즌 7월 이후 급격히 추락했다. NC의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등 주전 4명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술판까지 벌여 KBO의 품위손상행위 위반으로 72경기 출장정지 중중계를 받은 이후다.

이들의 행동이 범법행위는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서운 국민 정서법을 어긴 행위일 뿐이다.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KBO는 팬들의 눈높이에 맞춰 72경기라는 역대급 중징계를 서둘러서 내렸다. KBO는 출장정지 징계와 연봉과 무관하다. 미 스포츠의 출장정지는 연봉미지급이다.

KBO의 징계로 그쳤으면 될 일을 구단까지 가세했다. 매우 아마추어적인 사고다. 물론 4명의 행위는 지탄받을 일이다. 그러나 구단은 선수보호도 중요하다. 시즌의 절반 72경기 출장 정지만으로도 선수에게는 치명적이다. 구단은 박석민에 50경기, 박민우 등 3명에게 25명의 추가 징계를 제재했다. 하나의 행위에 이중 징계를 내렸다. 다저스와 NC의 차이점이다.

KBO는 징계 후 노조도 없는 터라 이의제기가 불가능하다. MLB처럼 고충처리(grievance procedure) 기관도 없다. 바우어는 커미셔너의 2년 징계에 이의를 제기해놓은 상태다.

NC의 올시즌 추락은 선수, 이동욱 감독의 지도력과는 무관하다. 구단이 자초한 꼴찌 추락이다. 선수의 출장정지 징계를 너무 가볍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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