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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프로 스포츠에서 남녀 상금이 같은 종목은 테니스뿐이다. LPGA투어는 PGA투어 상금 수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프로농구 WNBA와 NBA의 연봉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남녀의 상금과 연봉이 비슷한 수준으로 맞서려면 인기와 TV 시청률이 관건이다. WNBA 선수들의 기량은 최고 세계 최고급이다. 하지만 코트를 찾는 팬과 시청률은 NBA에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동등한 대접은 고사하고 코트에서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오늘날 여자 테니스 선수들이 남자와 동등한 상금을 받을 수 있게된 것은 빌리 진 킹(78) 여사의 투쟁 덕분이다. 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소액 구단주다.
킹이 프로 테니스에서 받은 공식적인 총 상금은 196만6487 달러(23억 원)다.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24)가 2014년 WTA에 데뷔해 지금까지 번 상금이 2025만2842 달러(243억 원)다. 킹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메이저 대회 복식을 제외한 개인 단식 12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역대 그랜드슬램을 작성한 선수지만 164㎝의 최단신이다.
그는 양성평등 옹호자다. 오랫동안 평등과 사회정의 추구에 앞장섰다. 1973년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에서 보비 리그스와의 ‘남녀 성대결(Battle of Sexes)’에서 승리를 거둬 전 세계적인 인물이 된다. 당시 킹은 29세, 리그스는 55세였다. 리그스도 그랜드슬램을 2회 우승한 전직 선수였다. 둘은 성대결 이후 리그스가 1995년 사망하기 전까지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로 지냈다.
킹은 현재 여성들의 투어 무대 WTA(Women‘s Tennis Association)와 여성스포츠재단을 설립한 주인공이다. 1970년 여자 테니스의 인기가 없을 때 담배회사 브랜드 버지니아 슬림스를 설득해 후원하도록 설득했다.
킹은 테니스계의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힌다. 1987년 국제 테니스, 1990년 미국 여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훈장 대통령 메달을 수여했다.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데 앞장선 공로를 인정했다. 테니스 선수로 대통령 자유메달 수상자는 흑인 최초의 그랜드슬래머 아서 애시와 킹 여사 2명이다. 나란히 인종 차별 철폐와 인권에 앞장선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06년 뉴욕 시는 USTA(미국 테니스협회) 국립테니스센터를 USTA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로 이름을 바꿨다. 그녀가 이룬 업적에 대한 보답이다.
킹 여사는 최근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의 Eqaul Pay(남녀동일임금)에 SNS로 “이 역사적인 협상은 여자 축구를 발전시키고, 선수들의 앞으로 목표를 제공할 것이다. 이 일을 해낼수 있도록 지지치 않고 일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글로 지지를 표했다.
미국 여자 축구가 동등한 임금과 처우 개선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킹과 같은 선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팬들의 지지도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여자 축구가 이룬 성과다. 미국 여자 축구는 세계 최강이다.
FIFA 여자 월드컵은 1991년에 출범했다. 미국은 원년 대회를 비롯해 4차례 우승했다. 2015, 2019년에는 여자 월드컵 사상 첫 2연패를 이뤘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남자들과 똑같은 연봉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인종차별, 남녀 상금 격차의 완고한 벽을 허무는데는 투쟁과 연대뿐이다. 약자의 무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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