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마리 필립 풀랭(왼쪽)이 15일 중국 베이징의 우커송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별예선 미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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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의 '양대 지존' 캐나다와 미국이 또 올림픽 결승전에서 만났다.
캐나다와 미국은 17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우커송 스포츠센터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을 치른다.
이 종목에서 두 나라의 라이벌 구도는 길고도 확고하다. 1998 나가노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18 평창올림픽까지 총 6번의 올림픽에서 캐나다가 4번, 미국이 2번 우승했다. 두 나라 외에 금메달을 가져간 국가는 없다. 올림픽이 아닌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양국은 총 20회의 대회 중 캐나다가 11번, 미국이 9번 우승을 나눠가졌다. 이번 대회에서 캐나다는 역대 최다 우승 기록(4회ㆍ2002, 2006, 2010, 2014년)을 늘린다는 목표고, 이 종목 초대 챔피언(1998)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은 지난 평창올림픽에서의 기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여자 아이스하키에선 원칙적으로 보디체킹이 금지돼 있지만, 캐나다와 미국의 라이벌전은 남자 경기 못지않게 격렬하다. 2018 평창에서 미국에 패한 캐나다의 조슬린 라로크는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자마자 1초도 안돼 벗어버리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선 일단 캐나다가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캐나다는 조별리그에서 스위스전(12-1), 핀란드전(11-1), ROC전(6-1)까지 연이어 대승을 거둔 뒤 미국과 맞대결에서도 4-2로 승리했다. 이후 8강에서도 스웨덴을 11-0으로, 준결승에서 스위스를 10-3으로 대파하고 결승전에 올랐다. 미국은 조별리그에서 핀란드전(5-2), ROC전(5-0), 스위스전(8-0)에서 승리한 뒤 캐나다에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이후 8강에서 체코에 4-1 승, 준결승에서 핀란드에 4-1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미국 힐러리 나이트가 14일 핀란드와 4강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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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뜨거운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는 역시 캐나다의 ‘캡틴 클러치’ 마리 필리프 풀랭(31)이다. 19세에 나선 생애 첫 올림픽 무대인 2010 밴쿠버 대회 결승전에서 팀의 두 골을 모두 책임지며 캐나다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2014 소치에서는 5경기에서 3골을 넣었는데, 이 중 2골이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나온 것이었다. 당시 1-2로 뒤진 후반 55초를 남기고 동점골을 넣더니 연장전에선 골든골을 쏘며 캐나다에 극적인 금메달을 안겼다. 승부사 기질을 자랑한 풀랭은 ‘캡틴 클러치’란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2018 평창 대회 결승전에서는 골을 넣고도 캐나다가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며 20년 만에 1위 자리를 미국에 내줬다. 풀랭이 이번 대회 결승에서도 골을 넣으면 '4개 대회 연속 결승전 골'이란 진기록을 세운다. 풀랭은 이번 대회 준결승 승리 후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결승에 대해 “즐겁기만 하다. 미국과 결승전을 오래 준비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에선 4회 연속 올림픽무대를 밟는 공격의 핵심 힐러리 나이트(33)가 눈에 띈다. 예선에서만 3골을 넣은 뒤 8강(체코전)과 4강(핀란드전)에서도 각각 1득점하며 꾸준한 골 결정력을 선보이고 있다. 포워드 알렉스 카펜터(28)도 조별리그 미국전 1골을 포함해 이번 대회 4골을 기록 중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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