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판정 논란과 열악한 경기 환경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연일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고령 관련 기록이 연달아 나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10~20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도전을 이어가는 역전 노장들의 활약은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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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 참가자 20명 중 최하위를 기록한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
제일 마지막으로 들어오면서도 페이슈타인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올해로 50살이 된 그녀가 세운 기록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 사상 여자 선수 최고령 출전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이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의 루지 선수 앤 애버내시(당시 49)를 뛰어 넘는 기록이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로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페히슈타인은 도핑 문제로 출전하지 못했던 2010년 밴쿠버 대회를 제외하고 총 여덟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통산 올림픽 메달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다.
자신보다 무려 27살 어린 선수(중국 아다케 아헤나)와 이번 올림픽 경기를 펼친 페이슈타인은 “오늘의 결과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단지 레이스를 하고 이곳에 서 있다는 것이다. 내 자신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소감을 남겼다.
페히슈타인은 오는 19일 여자 매스스타트에도 출전한다.
범가트너(오른쪽)와 재커벨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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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이 느렸습니다”
프랑스의 요한 클라레가 지난 7일 알파인스키 활강 2위를 기록한 뒤, 밝힌 소감이다. 그의 발언처럼 그의 이번 메달은 다소 늦은 41세 나이에 획득했다. 무려 다섯 번의 올림픽 도전 만에 딴 첫 올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메달로 역대 올림픽 알파인스키 최고령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12일 열린 스노보드 크로스 혼성 경기에서는 미국의 닉 범가트너(41)와 린지 재커벨리스(37)가 금메달을 땄다. 이들 팀의 합산 나이는 78세로 이들과 경쟁에서 은메달을 딴 이탈리아의 오마 비진틴(33)-미켈라 모이올리(27) 팀과는 무려 20살 가량 나이 차이가 난다. 동메달을 따낸 캐나다 엘리엇 그론딘(21)-메르에타 오딘(25) 팀과는 합산 나이 32살 차이다.
이채원이 5일 오후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립 크로스컨트리 스키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7.5km+7.5km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스키를 갈아신은 뒤 다시 출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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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 최고령 선수는 이채원이다. 1981년생인 이채원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출전했다. 그녀는 지난 5일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15㎞ 스키애슬론에서 출전 선수 65명 중 6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번이 통산 6번째 올림픽 출전인 이 선수의 출전 기록은 한국 선수 동·하계 올림픽 사상 최다 출전 타이다. 이채원은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33위를 기록하며 한국 크로스컨트리 올림픽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올림픽 연구 센터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서 35세 이상 출전 선수는 14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이상 선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아이스하키(27명)였다.
특히 캐나다는 35세 이상의 선수가 6명에 달했다. 내셔널 하키 리그가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제한하면서 최근 은퇴한 선수들을 일부 기용하면서 평균 연령대가 높아졌다.
컬링도 35세 이상의 선수가 21명에 달했다. 이 중 최고령자는 노르웨이의 노르거 네르가르드(47)로 이번 올림픽이 여섯 번째 출전이다.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훈련 방법과 스포츠 의학이 개선되면서 선수 생명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노장 선수들도 도전을 일찍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범가트너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린 선수들이 앞서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원하는 얻고, 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투데이/문선영 기자 (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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