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이 영화관…멀미 방지 기술도 필수
한국교통연구원과 롯데정보통신, 오미오오토메이션이 협력해 운영하는 자율주행셔틀의 모습. 세종특별자치시 자율주행차 특구에서 실증을 진행 중인 모습. |
도널드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17일(현지시간) “시험 운행 기준을 낮추는 한편, 연간 2500대로 제한했던 생산규제도 10만 대까지 확대한다”고 보도했다.
최대 수혜자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는 대선 직전이었던 10월 “2026년 테슬라 로보택시를 대량 양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자동차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달라진다. 그 가운데 특히 실내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바이두가 공개한 자율주행 콘셉트카의 실내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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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세단과 SUV 등 겉모습과 기능에 따라 구분하던 자동차 용어는 사라진다. 실내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미니밴’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미니밴이 온통 거리를 점령할지 모를 일이다.
차 안을 살펴보면 운전대는 물론 가속 및 감속 페달도 사라진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목적지를 설정하면 스스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운전’이라는 개념도 사라진다. 사람이 운전할 일이 없으니 운전자, 또는 드라이버(Driver)라는 단어가 점진적으로 언어권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트 역시 다양한 형태로 바뀐다. 전방을 주시하며 달리는 개념이 사라지는 것. 앞뒤 동승자끼리 마주 보며 이동할 수 있도록, 앉은 자리에서 시트를 회전하는 ‘턴테이블’ 방식으로 시트가 대세가 된다.
차 안에 엔터테인먼트 기능은 더 강화된다. 이동 시간에 영화나 드라마를 골라볼 기회가 많아지는 것. 운전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자칫 이동 시간이 지루해질 수도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다.
그때가 오면 지금처럼 작은 모니터가 아닌, 앞 유리 또는 전체 유리가 영화 스크린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때 불거지는 문제가 자동차 멀미다. 멀미는 차를 탔을 때 물리적 움직임과 시각적 움직임이 다를 때 심해진다. 귀 안쪽 전정감각과 시각적 자극이 일치하지 않아서다.
예컨대 눈에 보이는 시야는 정지돼 있는데, 몸이 심하게 움직이면 멀미를 유발한다. 달리는 차에서 책을 읽을 경우 멀미를 느끼는 것도 이런 원리 때문이다.
그래서 멀미 방지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조명을 활용한 방법이다.
예컨대 실내 바닥 또는 천장 모서리에 LED 라인을 심는 방식이다. 차 속도가 증가하면 이 조명이 속도와 연동해서 서서히 움직인다. 가만히 멈춰있는 조명이 아닌, 차의 이동을 시각적으로 유사하게 전달하는 조명인 셈. 주시가 아닌, 가시권에서 조명의 움직임을 인지하면 독서나 영화감상 중에도 멀미를 줄일 수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실내공간 효율성을 높은 미니밴 타입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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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를 완화한 만큼, 우리는 완전자율주행차 시대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마냥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쉽게 풀 수 없는 선결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먼저 자율주행차는 기술에 따라 총 5단계다. 운전자의 개입 없이 달릴 수 있는 차가 최종 단계인 레벨5다. 현재는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일반화돼 있다.
레벨2와 레벨3는 단순히 한 단계 진화로 볼 수 없다. 레벨2 개발에 투자했던 시간과 비용을 수백, 수천 배를 쏟아부어도 레벨2 달성이 쉽지 않다. 숫자로는 1단계 진화이지만 개발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설령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확보해도 선뜻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누구의 책임인지가 불분명하다. 제조사와 운전자, 나아가 통신 오류에 따른 사고 발생이라면 통신사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는 단순히 기술만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제조사가 내세운 개발 청사진도 현실화되기 어렵다.
인베스터 비즈니스 데일리는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2025년 중반까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자율 주행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라면서도 “그런데 그는 거의 10년 동안 ‘올해’ 또는 ‘내년’이라고 늘 말했으나 지켜진 적이 많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자율주행기술을 완성돼도 양산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 만일의 사고 때 불거질 법적 책임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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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김준형 기자 (junio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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