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홈런·타격·최다안타·타점·득점·출루율·장타율)을 달성한 것은 물론 1루수 골든글러브 4회, 3루수 골든글러브·지명타자 골든글러브 1회, 정규시즌 MVP 1회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일본 프로야구 진출 첫해였던 2012년 오릭스 버팔로즈에서 퍼시픽리그 타점왕과 1루수 부문베스트 나인을 차지했고 2014-2015 시즌에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5년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하는 등 대한민국 대표 타자의 위엄을 보여줬다.
지난해 7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경기 중 대화하고 있는 SSG 추신수(왼쪽)와 이대호. 사진=MK스포츠 DB |
국가대표로서 남긴 족적도 곧 한국 야구의 역사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WBSC 프리미어12 우승의 순간에는 이대호의 활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대호의 은퇴 투어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KBO의 은퇴 투어는 2017년 이승엽(46)이 유일하다. 2020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용택(43)의 경우 팬들의 여론 악화 속에 성사되지 못했고 선수 본인도 욕심을 내지 않았다.
올해 KBO리그 2년차를 맞는 ‘추추 트레인’ 추신수(40)의 눈에는 이런 상황들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레전드 선수들의 은퇴 투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추신수는 12일 인천 오라카이 송도파크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대호 은퇴 투어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박용택 선배님도 그렇고 대호도 마찬가지다. 왜 은퇴 투어에 대해 (팬들이) 부정적인지 잘 모르겠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오랜 기간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팬들과 동료들의 존경을 받은 선수가 명예롭게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도록 예우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은퇴 투어의 영광을 어떤 선수부터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커리어 내내 큰 물의를 빚은 경우가 아니라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추신수도 이 때문에 “이대호 같은 선수가 은퇴할 때 박수받지 못한다면 KBO리그에서 몇 명이나 박수받을 수 있겠냐”며 “대호가 (롯데에서) 우승은 못했지만 야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한국에서 7관왕도 했고 일본과 미국에서도 한국 야구가 부끄럽지 않게 정말 잘했다. 이대호가 은퇴 투어를 못하면 어느 누가 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이와 함께 최근 FA 자격을 얻은 뒤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선수들에게 쏟아지는 비판도 안타까워했다.
추신수는 “한국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선수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다 보니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실망하고 화도 내는 것 같다”며 “이런 부분들도 서서히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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