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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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스타 필 미켈슨(52)은 지난 3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사우디 인터내셔널 대회장에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PGA 투어는 역겹도록 탐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친 샷에 대한 권한이 투어에 있다. 내가 친 샷을 내가 촬영해 쓰려 해도 비용을 청구한다. 이벤트 대회인 '더 매치'를 했을 때 매번 투어에서 100만 달러씩을 떼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켈슨은 “(PGA 투어와 경쟁자인) 사우디 리그 같은 것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려면 미디어 권리(중계권 등)를 선수들에게 되돌려주면 된다. 투어가 가진 약 200억 달러의 디지털 자산을 되돌려주면 된다”고 했다. 미켈슨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새로운 리그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미국 언론에서 즉각 반박이 나왔다.
미국 골프 채널의 해설가인 브랜들 챔블리는 미켈슨의 발언이 팩트부터 틀렸다고 지적했다. 미켈슨은 ‘투어가 수익의 26%만 플레이어에게 줬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론 55%를 선수들에게 줬다고 했다.
또 그가 냈다고 한 100만 달러씩의 방송 중계 인증료는 미켈슨이 아니고, 방송사인 터너 스포츠가 냈다는 것이다. PGA 투어는 회원들의 이익단체로, 방송 인증료는 미켈슨을 비롯한 회원들을 위해 쓰인다고 챔블리는 반박했다.
챔블리는 또 방송권을 개인 선수에게 주면 방송사가 투어 혹은 리그와 중계권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으며, 스포츠 리그가 존재할 수도 없다. 그래서 어떤 스포츠 단체도 개인 선수에게 초상권 등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챔블리는 2012년 미켈슨이 주식 내부자 거래에 연루된 사건과 언론인을 살해한 사우디의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개선)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을 거론하면서 “그는 자신의 권리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인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비난했다.
미국 골프위크의 칼럼니스트 이먼 린치도 “미켈슨이 사우디 리그와 계약을 하더라도 미디어 권리를 줄 수밖에 없다. 미켈슨은 보너스를 제외하고도 지금까지 받은 통산 상금 9500만 달러(약 1138억원)가 어디서 나왔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필 미켈슨.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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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는 또 2019년 US오픈에서 굴러가는 공을 치고, 마권업자와 연루됐으며 부당 이득으로 100만 달러 이상을 정부에 상환해야 했던 미켈슨의 과거도 거론했다. 그는 “미켈슨은 인권 유린과 전쟁 범죄를 조롱하는 데 스포츠를 이용하려는 정부를 위해 일했다”고 비난했다.
스타 선수들에 대한 비판이 한국보다 훨씬 자유로운 미국이지만, 강도가 매우 세다.
선수인 브룩스 켑카도 인스타그램에 "내가 미켈슨이라면 욕심쟁이라는 단어를 썼을까"라고 비꼬았다. 미켈슨의 욕심이 많다는 얘기다.
한편 미켈슨은 “나는 골프를 사랑하고 그것이 제공한 삶에 감사한다. 비판받으리라는 것을 알지만 신경 쓰지 않겠다”라고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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