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왼쪽)과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셋은 배구 바닥에서 유명한 '38년 단짝'이고, 막내는 이 세 형들과 삼성화재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이다.
빛나는 우정으로 엮인 남자 프로배구 '명가' 삼성화재 출신 감독 4명이 얄궂은 운명에 놓였다.
친구도, 동생도 없는 냉정함을 유지해야 봄 배구를 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석진욱 감독의 OK금융그룹이 6일 고희진 감독의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2로 물리치자 4∼7위 4개 팀이 약속이나 한 듯 승점 36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승수가 많은 OK금융그룹이 7위에서 4위로 올랐다. 최태웅 감독의 현대캐피탈과 장병철 감독의 한국전력은 5, 6위로 한 계단씩 미끄러졌다.
삼성화재는 가장 승수가 적어 7위로 처졌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왼쪽)과 석진욱 감독 |
올해 46세인 석진욱, 최태웅, 장병철 감독은 인천 주안초등학교-인하부중-인하부고를 거쳐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절친함을 넘어 인생의 동반자나 다름없다.
이들보다 네 살 어린 고 감독은 삼성화재 시절 함께 뛰며 분위기메이커로 형들의 사랑을 받았다.
봄 배구 막차를 탈 수 있는 3위 우리카드(승점 42)와의 격차가 크지 않아 4개 팀은 더 높은 곳을 향해 막판 스퍼트를 준비 중이다.
대한항공, KB손해보험 등 1, 2위 팀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경쟁팀과의 대결에서 최대한 승점을 많이 챙겨야 포스트시즌 희망을 끝까지 품고 갈 수 있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왼쪽)과 최태웅 감독 |
전력 평준화로 어느 때보다 뜨겁게 순위 경쟁이 펼쳐지는 이번 시즌에 삼성화재 출신 감독끼리도 물고 물리는 접전을 벌였다.
먼저 OK금융그룹은 삼성화재에 4승 1패를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이런 OK금융그룹을 3승 1패로 제압했다.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을 3승 1패로 따돌렸고, 삼성화재는 OK금융그룹, 현대캐피탈에 밀렸지만 한국전력만큼은 3승 2패로 근소하게 눌렀다.
지도자로 롱런하기 위해서도 삼성화재 출신 감독들은 꼭 포스트시즌에 가야 한다.
지휘봉을 잡은 지 3년째인 석 감독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역시 감독 3년 차인 장 감독은 아직 봄 배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최하위 수모를 당한 고 감독은 명가 재건을 벼른다.
세 감독과 달리 챔피언결정전에서 두 번 축배를 든 베테랑 최태웅 감독은 3년 만에 대권을 노린다.
네 팀에 꼭 이겨야 할 대상은 공교롭게도 우리카드다.
한국전력은 이번 시즌 우리카드에 4승과 함께 승점 12를 헌납했다. 우리카드를 꼭 넘어야 순위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우리카드에 각각 4승 1패, 3승 1패로 앞선 현대캐피탈, OK금융그룹은 물론 2승 2패로 팽팽한 삼성화재도 우리카드를 승점의 제물로 삼으려 한다.
우리카드를 이끄는 신영철 감독 역시 삼성화재에서 8년간이나 코치를 지낸 삼성맨 출신이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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