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개회식 때 중국 내 56개 민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나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순서에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한복으로 보이는 이 옷을 입은 여성은 중국 조선족을 대표해 나온 인물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내에서는 중국이 한복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장면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소녀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고 있다. 사진(중국 베이징)=AFPBBNews=News1 |
한국의 역사를 중국이 자신들의 것으로 삼으려는 동북공정에 빗대 한복공정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 또한 나온다.
더욱이 중국이 한복과 관련한 논란을 일으킨 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8년 8월 베이징하계올림픽 개회식 때도 한복이 등장했다. 당시 식전 행사에서는 지린성 옌볜 가무단의 여성 100여 명이 한복을 차려입고 아리랑 민요를 배경으로 부채와 장구춤을 선보였는데 너무나 한국적인 장면이 개회식에 등장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2008년 하계올림픽이나, 이번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출연자가 등장한 배경은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이고, 그 문화와 복식을 소개하는 맥락에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중국은 한국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규정한 ‘동북공정’ 작업을 펼쳐왔고,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의 일부로 폄하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복과 관련해서 고대로부터 중국 고유의 복식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쳐왔던 것도 분명하다.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관전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5일 취재진과 만나 “소수 민족이라고 할 때는 그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주로 말한다. 한국은 (중국) 바로 옆에 세계 10위권 큰 나라로 존재하고 있는데 양국 간 좋은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후보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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