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 IOC 위원장과 영상통화…실종 논란 잠재울까 (CG)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36)와 다음 달 4일 막을 올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만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IOC 대변인에게 받은 이메일 성명을 토대로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가 올림픽 기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정확한 회동 날짜와 장소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IOC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자들과 중국 국민의 접촉을 금지하는 강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도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의 회동을 확고히 지지하고 보장해왔다"고 밝혔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림픽 참가자들과 외부의 접촉을 엄격히 차단하는 '폐쇄 루프'를 운용 중이다. 외국에서 온 선수와 관계자들은 정해진 동선에서 벗어날 수 없고, 중국 국민도 이 동선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다.
이런 철벽에 가까운 코로나19 대책에도 지난 22일 베이징에 도착해 격리를 마치고 25일부터 본격 활동에 나선 바흐 위원장이 펑솨이와 만난다면, IOC가 중국 입장을 대변하는 들러리가 됐다는 비판은 더욱 쇄도할 수도 있다.
'펑솨이 사태' 직후 IOC의 처신이 이런 비판을 낳았다.
펑솨이는 지난해 11월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장가오리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폭로 후 관련 글이 사라지고 펑솨이의 행방도 묘연해지면서 '실종설'이 대두해 미국 백악관, 여자프로테니스(WTA) 등 국제 사회가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인권 문제로 서방 국가가 '외교적 보이콧'(선수단은 올림픽에 보내되 정부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것)을 잇달아 천명하던 시기로, 올림픽 개막을 석 달 앞두고 중국에 터진 대형 악재였다.
동계올림픽 개막 앞두고 바흐 IOC 위원장 대면하는 시진핑 |
이때 IOC가 중국의 '소방수'로 나섰다.
IOC는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던 11월 22일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가 영상 통화를 하는 장면을 공개하고 펑솨이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또 작년 12월에도 둘의 두 번째 영상 통화를 소개하고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가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후 둘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만남을 기약했다.
IOC의 진화 노력에도 펑솨이가 공개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IOC가 중국 인권침해의 공범 노릇을 했다고 맹비난했다.
WTA는 펑솨이의 의혹을 해소할 때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 개최를 전면 보류했다.
현재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올해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 호주오픈에서는 '펑솨이는 어디에'(Where is Peng Shuai?)라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가 등장해 여전히 논란 중인 펑솨이 사태의 현실을 반영하기도 했다.
한편 펑솨이는 작년 12월 싱가포르 중국어매체 연합조보와의 인터뷰에서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라며 운을 뗀 뒤 "나는 누군가가 날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이 없다. 이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며 자신의 주장을 180도 뒤집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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