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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에 솜방망이 징계역사’ KBL, 천기범에게 어떤 처벌 내리나 [서정환의 사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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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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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프로농구에서 또 음주운전 사건이 터졌다.

당사자의 잘못이 가장 크다. 하지만 KBL의 역대 징계수위를 보면 과연 징계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음주운전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천기범(27, 삼성)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천기범의 지인 역시 음주운전 방조 및 범인은닉 혐의로 입건됐다.

KBL은 22일 오전 10시 재정위원회를 열어 천기범 음주사건에 대한 징계수위를 논의할 계획이다. 왜 유독 프로농구에서 음주사건이 잦을까. KBL이 과거부터 솜방망이 처벌을 해온 탓도 크다.

2014년 6월 김민구가 당시 국가대표 합숙기간에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다. 김민구는 음주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안전벨트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호등을 들이받았다. 고관절을 크게 다친 김민구는 선수생명이 위험한 것은 물론이고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의사소견을 들었다.

당시 농구판의 분위기는 음주운전에 대한 비판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보다 ‘어쩌다 앞날이 창창한 국가대표 선수가 실수를 했나’라는 동정론이 우세했다. 한 선수의 인생이 무너진 상황에서 징계부터 거론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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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도 마찬가지였다. 음주운전을 한 김민구를 당장 징계하지 않았다. KBL은 김민구가 1년 뒤 선수로 복귀한 이후 ‘경고조치 및 사회 봉사활동 120시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수준의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설상가상 징계이행은 시즌이 끝난 뒤 천천히 해도 된다고 배려까지 해줬다.

김민구 사건은 음주운전을 해도 사실상 징계가 없는 수준으로 복귀해도 된다는 매우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 KBL은 추후 발생한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서도 강력한 징계를 내릴 명분을 상실했다.

음주사건은 계속 터지고 있다. 2017년 4월 김지완이 음주운전을 했다. KBL은 김지완에게 20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사회봉사활동 120시간 징계를 내렸다. 2018년 9월 박철호가 음주운전 후 사고를 냈고, 36경기 출전금지, 제재금 1500만원,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의 처분을 받았다.

삼성은 지난해 4월에도 김진영이 음주운전으로 구속된 사건이 발생했다. 김진영은 사건 발생 후 3주간 구단에도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당시 KBL은 김진영에게 정규리그 27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700만원, 사회봉사 활동 120시간을 부과했다.

삼성은 김진영에 대해 KBL 징계와 별도로 54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천만 원, 사회봉사 240시간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KBL의 징계수위가 그만큼 실효성이 없다는 뜻이다. 천기범의 경우 거짓진술과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가 있어 김진영보다 죄질이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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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프로스포츠에서 '음주운전=은퇴'를 의미한다. 천기범과 비슷한 사례로 프로축구 강수일이 있다. 강수일은 2015년 8월 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당시 소속팀 제주는 그를 임의탈퇴 처리했다. 5년의 해외리그 생활 후 임의탈퇴가 해제된 그는 현재 안산에서 뛰고 있다.

메이저리거출신 강정호 역시 음주운전으로 선수생명을 날렸다. 2016년 피츠버그 소속이었던 그는 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과거 두 번의 음주운전 경력까지 폭로된 그는 결국 음주운전으로 2년의 공백기를 가졌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강정호는 2020년 6월 국내복귀를 시도했으나 음주운전에 발목을 잡혀 무산됐고, 결국 은퇴했다. 강정호가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는 계기가 됐다. 운동만 잘한다고 모든 것을 덮어주던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

프로야구 키움 역시 지난해 방역수칙 위반에 음주운전까지 한 유망주 송우현을 바로 방출했다. 이미 국내 다른 프로스포츠에서는 선수의 기량과 상관없이 음주운전 사실만으로 프로선수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 프로농구가 이번에도 경징계에 그친다면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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