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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의 싸움, MLB 직장폐쇄 끝은?[문상열의 부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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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텍사스 알링턴에서 새로운 노사단체협약을 이끌지 못해 구단주들의 직장폐쇄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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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가 1996년 이후 25년 만에 멈췄다. 구단주들이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3일(한국시간) 직장폐쇄 첫 날 “협상은 진척되고 있다. 커미셔너로서 협상 과정을 계속 준비할 자세가 돼 있고 우리(구단주-선수노조)가 협상을 성사시킬 것으로 낙관한다”며 협상 재개의 뜻을 강하게 비쳤다.

현재 구단주측 제시와 선수노조의 요구안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마치 건널 수 없는 강처럼 멀어 보인다. 특히 선수노조 (FA)프리에이전트 기간을 6년에서 5년으로 축소,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3년에서 2년 플러스로 줄이자는 안은 구단주들이 좀처럼 받아 들이기 어려운 요구 사항이다(표 참조).

◇MLB 노사단체협상 주요 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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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주 측 제시안선수노조 요구안프리에이전트 계약에 따른 직접 보상 드래프트 보상 제거프리에이전트 기간 종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다른 리그(NBA) 시스템의 드래프트 로터리 도입연봉조정신청자 자격 종전 3년에서 2년 플러스로 단축지명타자제도 도입스몰마켓 팀 수입분배 감축 최저 연봉 인상 사치세 한계 400만 달러 높여 2억1400만 달러로. 마지막 노사단쳬협약 보다 600만 달러 인상 역대 노사단체협약에서 가장 어려웠던 게 FA 보상이었다. 구단주들은 퀄리파잉 오퍼 제시 후 거절한 FA계약에 대한 드래프트 권리 보상을 없애기로 한 진일보된 제시를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선수노조는 기간 축소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 4대 메이저 종목의 구단주와 선수노조는 동등한 관계다. 다른 나라의 스포츠 지형과는 차원이 다르다. 선수들은 우리가 있기에 구단주들이 돈을 벌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최고의 콘텐트를 확보하고 있어 실제 그렇다. 2014년 NBA 전 LA 클리퍼스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은 연인 사이였던 젊은 여성과의 대화에서 흑인 선수 비하 발언을 한 게 녹음이 폭로됐다. 애덤 실버 커미셔너는 스털링 구단주에게 벌금 250만 달러를 제재하고 클리퍼스 시설물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어 실버 커미셔너는 구단을 매각하라고 압박했다. 이유는 클리퍼스로 인해 NBA 리그 전체가 불균형이 이뤄지기 때문이었다. 결국 스털링은 마이크로스포트 CEO 출신 스티브 발머에게 시장가보다 비싼 20억 달러에 매각했다.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되는 미국 스포츠의 현주소다. 사실 직장폐쇄를 앞두고 벌어진 FA시장을 보게 되면 구단주들의 이중성도 드러난다. FA 시장 사상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호황을 이뤘다. 직장폐쇄 전까지 FA 계약 총연봉이 대략 25억 달러(2조9575억 원)에 이른다. 여전히 1루수 프레디 프리먼,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 등 대어급 FA 미계약자들이 있다. 현재 9명의 1억 달러 이상 계약자들이 속출했다. 하루에 1억 달러 이상 계약자도 3명 배출됐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5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 모두 역대 FA 시장 기록이다. ◇구단주와 선수노조의 충돌은 이번까지 총 9차례(표 탐조).기간종류기간미 경기1972년 4월선수단 파업13일861973년 2월직장폐쇄18일01976년 2월~3월직장폐쇄16일01980년 4월선수단 파업8일01981년 6월~7월선수단 파업50일7131985년 8월선수단 파업2일01990년 2월~3월직장폐쇄32일01994년 8월~1995년 3월선수단 파업232일9482021년 12월직장폐쇄?? *1994년 파업으로 사상 처음 포스트시즌 무산.MLB 선수노조 토니 클락 위원장이 12월3일 구단주들의 직장폐쇄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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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선수노조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노조로 통한다. 1972년 이후 구단주들의 직장폐쇄는 올해를 제외하고 3차례 있었으나 경기를 치르지 못한 적은 없다. NBA와 NHL은 구단주들의 직장폐쇄로 시즌을 포기했다. 시즌에 영향을 미친 것은 모두 선수단 파업이었다. 1994년에는 월드시리즈까지 치르지 못했다. MLB는 2차세계대전 때도 정상적으로 벌어졌다. 심지어 야간경기도 치렀다. 그러나 강력 선수노조는 월드시리즈마저 포기했다. MLB는 이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침체에 빠졌다.

야구팬들은 구단주의 직장폐쇄, 선수단의 파업 등을 모두 거부한다. 서민의 삶과는 동떨어진 현실이기 때문이다. 탐욕의 시작이고 끝이다.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의 싸움에 팬들이 동조할 리가 없다. 그들만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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