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보도… 조작 의혹 증폭
현재 행방 묘연… 전 부총리가 가해자
WTA “메일로 보낸 고백 신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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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은퇴한 한 테니스선수의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중국 출신의 펑솨이(35·사진)다. 2010년대 초반 여자 단식 세계랭킹 14위, 복식 1위까지 오른 스타이지만 그가 관심에 오른 것은 테니스 외적인 일 때문이다. 그가 지난 2일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 “장가오리(75) 전 국무원 부총리로부터 지속해서 성폭행을 당해 왔다”고 폭로했던 것. 이 글은 약 20분 만에 삭제됐지만 복사본이 빠르게 퍼졌고, 중국 정치서열 7위까지 올랐던 최고위급 권력자와 테니스 스타가 관련된 충격적 폭로에 외신까지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이것이 모두 거짓이라는 고백이 나왔다. 그것도 당사자 이름의 이메일을 통해서다. 18일 중국 매체 CGTN은 “펑솨이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보낸 메일을 입수했다”면서 “이 메일에는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나는 아무 문제 없이 집에서 쉬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로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WTA의 스티브 사이먼 대표는 편지내용 공개 뒤 “오히려 펑솨이의 안전과 행방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메일을 실제로 펑솨이가 썼는지 믿기 어렵다. 나는 여러 차례 펑솨이와 연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펑솨이는 대중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그의 계정은 검색 불가능하고, 이와 관련한 뉴스도 중국 내에서 전해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펑솨이의 행방이 불분명하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에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오사카 나오미(일본) 등 세계 테니스계에서는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펑솨이가 직접 나서지 않고 메일로 보내온 이번 고백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WTA의 입장이다.
오랫동안 중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온 WTA는 중국 정부와 불편한 관계가 될 위험을 감수하고 이번 사건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펑솨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행위는 어느 사회에서든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는 사이먼 대표는 이날도 “펑솨이는 어떤 강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에 더해 AP통신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펑솨이 관련 소식에 대해 ‘국제테니스연맹(ITF)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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