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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문상열의 부시리그]NC, 정상에서 1년 만에 추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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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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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KT-삼성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는 타이브레이크 경기를 보며, 전 SK 염경엽 감독은 ‘왜 그 때는’이라는 아쉬움을 가질 듯하다.

2019년 시즌 막판에 추락한 SK와 두산은 88승55패1무 승률 0.615로 동률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시즌 팀간 전적으로 타이브레이크 게임이 없었다. 비록 팀간 전적(7승9패)에서 처졌지만 두 번째 기회를 가졌다면 순위 싸움의 미련은 남지 않았을게다. 두산은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탈환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친 SK는 키움에 져 추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1시즌의 순위 싸움은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다. 정규시즌 1위 팀 승률은 0.563(76승59패9무)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다. 1위와 최하위 한화와의 경기 차도 25.5로 가장 근접한 시즌이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그동안 8월 하순 무렵부터 시작되는 이삭줍기 승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위권에 포진된 한화, KIA, 롯데 3 감독이 미국 메이저리그를 경험해본 지도자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 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페넌트레이스로 막판까지 메이저리그식 순위 다툼을 연출했다.

그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서 탈락하면 퓨처스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줘야 한다는 아마추어식의 멘탈리티를 가진 감독들의 폐해를 간과할 수 없다. 막판 순위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팀과 탈락 팀의 게임 차를 더 벌어지게 한 원인이다.

KBO리그 1군 감독은 성적으로 평가받는 자리다. 선수 육성하는 곳이 아니다.

NC는 KBO 신생팀으로 가장 빨리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팀이다. 1년 사이 우승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불명예 기록에 이름을 등재했다.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 팀의 이듬해 포스트시즌 탈락이다.

KBO의 단일리그가 운영될 때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 팀이 이듬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경우는 2021년 NC를 포함해 6차례다. 1993년 롯데, 1998년 해태, 2002년 두산, 2005년 현대, 2010년 KIA, 2021년 NC 등이다.

1993년 롯데, 2002년 두산 등은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해 탄탄한 전력을 이듬해 이어받지 못했다. 1998년 해태는 전력의 절대적인 핵심 이종범이 일본으로 떠난 해다. 2005년 현대는 이 때부터 구단의 재정이 급격히 취약해졌다. 올 NC는 2010년 KIA와 비슷한 형태다.

사실 10개팀으로 운영되는 KBO리그는 KS 2연패가 쉬운 편이다. 메이저리그는 올 LA 다저스에서 봤듯 월드시리즈 2연패는 너무 힘들다. 내셔널리그는 1975~1976년 신시내티 레즈가 마지막 2연패 팀이다.

NC는 지난해 83승55패6무 승률 0.601로 정규시즌 1위와 함께 KS도 거머 쥐었다. 그러나 올해 67승68패9무로 승률 5할도 만들지 못했다. 승 마이너스 16이다. 디펜딩 챔피언의 이듬해 승 마이너스는 2010년 KIA가 22로 최다다. 2002년 두산은 전년도보다 정규시즌에서 1승을 플러스했다.

NC 가을야구 탈락의 이유는 있다. 방역수칙 위반으로 팀의 주전급인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이 출장정지 징계로 전력에 큰 공백이 드러났다. 하지만 4명 징계가 가을야구 탈락의 모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시즌 초부터 KS챔피언다운 위용은 없었다. 월간 성적을 봐도 간신히 승률 5할 턱걸이였다. 우승 후 전력 보강이 없었다.

구단의 역사가 짧은 팀은 정상에 선 뒤 쉽게 고꾸라지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다른 팀에 비해 쉽게 정상에 오르면 야구 접근도 매우 쉽게 생각한다. 야구단은 기업경영만큼이나 어렵다. 그래서 전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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