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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서 적으로 만난 도쿄 주역들, “살살해”-“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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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에서 경쟁자로.’

남녀프로배구가 오는 16일 개막한다. 지난 13일 남자부에 이어 14일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서울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각 팀 대표선수 중 김희진(30·IBK기업은행),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 이소영(27·KGC인삼공사)은 특별한 사이다. 지난 8월 초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서 함께 4강 신화를 쓰고 돌아왔다. 진한 감동을 나눈 이들은 다시 경쟁자가 됐다. 서로를 향해 유쾌하게 선전포고했다.

도로공사 소속으로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단 레프트 박정아는 대표팀서 레프트 김연경(중국 상하이)과 함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승부처에 강한 ‘클러치 박’의 면모를 뽐냈다. 리시브에서의 약점도 보완했다. 한 단계 더 성장해 돌아왔다.

박정아는 “대표팀에서 같이 지냈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됐다. 아프지 말고 열심히 하되 우리 팀이랑 경기할 때는 좀 못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반말로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김)희진아, (이)소영아 보여줄게 내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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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은 도쿄서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무릎 수술 후 짧은 재활을 거쳐 코트에 섰다. 허슬 플레이를 선보인 뒤 기업은행에 합류했다. 김희진은 박정아, 이소영에게 “경기할 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 다하고 아프지 말자. 근데 둘 다 나한테 블로킹 많이 걸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가 좀 많이 잡아도 되니?”라며 웃었다.

레프트 이소영은 새 팀에서 첫 선을 보인다. 지난 시즌 종료 후 GS칼텍스서 인삼공사로 자유계약선수(FA) 이적했다. 지난 8월 KOVO컵대회에는 어깨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회복 후 예열을 마쳤다. 코트 위에서 중심을 잡아줄 걸출한 레프트가 필요했던 팀에 단비를 내릴 예정이다.

이소영은 “대표팀에서 같이 좋은 시간 보내고 추억을 만들 수 있어 감사했다. 모두가 부상 없이 잘 지냈으면 한다”며 “단, 우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언니들 살살해, 우리가 이길게”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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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제공 / 위부터 박정아, 김희진, 이소영.

청담동=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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