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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로건 웹(25·샌프란시스코)은 고등학교 시절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그는 미식축구 팀의 핵심인 쿼터백을 맡아 재능을 뽐냈다. 야구도 잘했다. 이런 그의 운동 능력을 지켜보던 샌프란시스코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전체 118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고교 시절 이미 95마일(153㎞)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진 웹이 프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프로 초창기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웹은 2016년 팔꿈치에 탈이 났고,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복귀 이후 다시 단계를 밟아갔으나 2019년 5월 하나의 큰 사건이 터진다.
웹이 금지약물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다. 당시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은 도핑테스트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을 검출했다. 번복은 없었고 80경기 출장 정지라는 철퇴가 내려졌다. 개인적으로는 평생을 따라다닐, 굉장한 불명예였다.
구단으로서도 골치 아픈 일이었다. 웹은 샌프란시스코 팜에서 손꼽히는 투수 유망주였고, 2019년 상반기 MLB 콜업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약물이라는 불미스러운 단어가 터진 것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징계를 마치자마자 웹을 예정대로 콜업했다. 리툴링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있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웹을 차세대 선발투수로 점찍은 터였다. 그렇게 2019년 8경기, 지난해에는 13경기(선발 11경기)에 뛰었다. 성적과 무관하게 꾸준하게 선발 기회를 밀어줬다.
그런 웹은 2021년 후반기에 이르자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내는 축의 선발투수로 성장해 있었다. 족쇄가 완전히 풀린 웹은 후반기 16경기에서 96⅓이닝을 던지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71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 기세를 믿은 샌프란시스코는 9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LA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의 중책을 웹에게 맡겼다.
기대에 완전히 부응했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라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구위는 강력했고, 스타들로 도배된 다저스 호화 타선을 상대로 배짱과 기백 모두 밀리지 않았다. 7⅔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0탈삼진 무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고 자신도 포스트시즌 첫 승을 챙겼다.
물론 우타자 바깥쪽 존에 대한 다저스의 불만이 컸지만, 어쨌든 이 선수가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웹이 좋은 공을 던졌다고 인정했다.
웹은 이제 메이저리그 3년차다. 샌프란시스코가 웹을 시장에 내놓을 리는 없으니, 당분간은 다저스와 계속 만날 수밖에 없는 투수다. 간혹 이런 큰 무대에서 잘 던지면 해당 팀을 상대로 대단한 자신감을 갖는 경우들이 있다.
웹은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다저스를 상대로 한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로 잘 던졌다. 다저스를 괴롭힐 천적의 등장일지, 혹은 다저스가 추후 반격이 나설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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