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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통산 3000K' 맥스 슈어저, 4번째 사이영상 차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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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매드 맥스' 맥스 슈어저(37·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통산 3000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슈어저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릭 호스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통산 3000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로써 슈어저는 MLB 역대 19번째이자, 현역 투수 중 저스틴 벌랜더에 이어 2번째로 3000탈삼진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이날 슈어저의 투구 수는 92개. 최고 98마일(157.7㎞/h)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두 종류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볼을 섞어 던졌고, 8이닝 1피안타 무실점 무사사구 9탈삼진으로 다저스의 8-0 승리를 이끌면서 시즌 14번째 승리를 따냈다. 이날 경기로 슈어저의 2021시즌 성적은 14승 4패 162이닝 219탈삼진 평균자책점 2.17 WHIP(이낭당 출루허용) 0.82가 됐다.

이는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WHIP 부문 1위, 탈삼진 부문 2위, 다승 부문 3위에 해당한다. 비록 162이닝(14위)로 경쟁자들인 워커 뷸러(14승 3패 186이닝 189K ERA 2.32)나, 잭 휠러(13승 9패 195.1이닝 225K ERA 2.86)에 비해 소화한 이닝이 적긴 하지만, 남은 3-4번의 등판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충분히 통산 4번째 NL 사이영상을 노려볼 수 있는 성적이다.

실제로 올해 만 37세인 슈어저는 7월 이후 최근 8경기에서 6승 무패 51이닝 72탈삼진 평균자책점 0.88로 두 젊은 경쟁자들(뷸러 3승 2패 50.1이닝 50탈삼진 ERA 2.68/ 휠러 5승 3패 55.2이닝 60탈삼진 ERA 3.88)을 압도하고 있다.

맥스 슈어저의 2021시즌 성적

다승: 14승 (NL 3위)
이닝: 162이닝 (NL 15위)
탈삼진: 219개 (NL 2위)
ERA: 2.17 (NL 1위)
피안타율: 0.175 (NL 1위)
WHIP: 0.82 (NL 1위)
WAR: 6.0승 (NL 3위)

슈어저는 통산 189승 97패 2519.1이닝 3003탈삼진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 중인 현역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특히 2012·2016·2017시즌 3차례나 사이영상을 받으면서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현역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올 시즌에도 사이영상을 거머쥘 경우 슈어저는 해당 부문 역대 3위인 스티브 칼튼, 그렉 매덕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러나 슈어저가 처음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것은 아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슈어저는 만 27세였던 2012시즌까진 에이스급 투수와는 거리가 있었다. 물론 인상적인 점도 없진 않았다. 그에겐 9이닝당 탈삼진 9.3개를 기록할 수 있는 구위와 해마다 3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할 수 있는 내구성이 있었다.

다만, 그뿐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슈어저는 타고난 구위와 체력을 성적으로 연결할 집중력이 결여돼 있었다. 2012시즌까지 슈어저의 성적은 연평균 10승 8패 161이닝 166탈삼진 평균자책 3.88. 한 팀의 2-3선발로서는 준수한 성적이나, 사이영상을 노리기엔 다소 미흡한 성적이다. 하지만 2012시즌, 그런 슈어저에게 변곡점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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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저에겐 세 살 어린 동생 알렉스 슈어저가 있었다. 알렉스는 슈어저의 단짝이자, 최고의 조언자였다. 슈어저는 프로 무대에 데뷔 후 슬럼프에 빠졌을 때면 알렉스의 도움을 받았다. 미주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알렉스는 세이버메트릭스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세이버메트릭스를 기반으로 형인 슈어저가 미래에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알렉스는 미처 형이 슈퍼스타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2012년 6월 이른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때마침 4월 평균자책 7.77로 최악의 출발을 보였던 슈어저가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슬픔 속에서도 슈어저는 시즌을 강행했고, 그때부터 그는 경기장에 있을 때는 경기에만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슈어저의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몰라보게 달라진 계기다. 이후 슈어저는 2012시즌이 끝날 때까지 9승 2패 97.1이닝 평균자책 2.59를 기록했고, 이어지는 2013시즌에는 21승 3패 214.1이닝 평균자책 2.90을 기록하며 생애 첫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받았다(출처: Max Scherzer: A brother's passage, ESPN, 201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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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저에 따르면, 동생 알렉스는 생전에 그가 부진에 빠졌을 때마다 높은 탈삼진 비율과 불운한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인플레이 된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를 근거로 곧 반등하게 될 것이라며 격려했다. 이러한 동생의 격려는 슈어저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주었다(통산 스트라이크 존 투구 비율 54.8%, 현역 3위)

그리고 강력한 구위와 공격적인 투구의 만남은 볼넷 감소와 더불어 소화 이닝 증가로도 이어졌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구의 효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좀처럼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슈어저를 상대할 때, 타자들은 참을성을 발휘하기보단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게 됐다. 그러다 보니 슈어저가 던진 유인구에도 방망이가 끌려 나오는 비율이 늘어났다.

이렇게 사이영상급 투수로 올라선 후에도 슈어저의 진화는 계속됐다. 2015시즌 7년 2억 1000만 달러(약 2500억 원)에 계약을 맺고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적한 슈어저는 좌타자를 상대로 '새로운 슬라이더'를 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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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당시 이미 만 33세였던 슈어저는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와 인터뷰에서 "기존 슬라이더와는 그립이 조금 다른, 각이 작은 대신에 좀 더 빠른 슬라이더를 왼손 타자를 상대로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슈어저는 스스로 '파워 슬라이더'라고 명명한 이 구종을 좌타자의 몸쪽에 붙여 던짐으로써 고질적인 좌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실제로 2016시즌까지 슈어저는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56 피OPS 0.477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반면, 좌타자에겐 피안타율 0.242 피OPS .757으로 다소 약했다. 하지만 '파워 슬라이더(커터)'가 손에 익은 2018시즌부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을 0.197(우타자 0.179) 피OPS를 0.609(우타자 0.547)까지 낮추면서 좌/우타자를 상대로 모두 강한 투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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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 시즌에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주무기 슬라이더를 보조해주는 수준이었던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면서 완급 조절을 통해 한층 원숙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만 37세라는 나이에도 슈어저가 사이영상 후보급 성적을 기록 중인 비결은 특유의 투쟁심과 타고난 내구성에 더불어 이처럼 매년 발전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올 시즌 중반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워싱턴: 트레이 터너, 슈어저↔다저스: 키버트 루이스, 조슈아 그레이, 도노반 케이시, 헤라르도 카릴로)를 통해 다저스에 건너온 슈어저는 이적 후 8경기에서 6승 무패 51이닝 평균자책점 0.88을 기록 중이다. 과연 슈어저는 통산 네 번째 사이영상 수상과 함께 소속팀 다저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 수 있을까?

남은 시즌, 슈어저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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