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 "MLB 빈부격차, 터무니없어…공정한 경쟁 위협"
승리 하이파이브하는 다저스 선수단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4천914만달러(약 573억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가장 가난한 구단인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올해 지출한 연봉 총액이다.
최고 부자 구단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피츠버그의 5배 이상인 2억6천166만달러(3천54억원)를 썼다. 이걸 과연 공정한 경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구단 간 빈부 격차가 문제가 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만큼 심각한 적은 없었다고 미국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25일(한국시간)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이날 "메이저리그 구단 간 연봉총액 차이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벌어졌다"며 "스포츠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최고 부자구단 다저스의 연봉총액은 2억6천166만달러로, 하위 15개 구단보다 2배 이상 많다.
극단적인 예로 다저스는 여성 폭행 혐의로 지난달 2일부터 휴직 명령을 받은 투수 트레버 바워(3천800만달러) 한 명에게 피츠버그가 40인 로스터 전체 선수에게 쓰는 돈만큼을 지불하고 있다.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부자 구단들이 우수한 선수들을 쓸어 담는 환경에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기 어렵다.
다저스에 이어 연봉 총액 2위인 뉴욕 양키스(2억363만달러), 5위 보스턴 레드삭스(1억8천623만달러)는 28위인 볼티모어 오리올스(5천231만달러)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경쟁하고 있다.
보스턴은 최근 19연패에 빠진 볼티모어를 상대로 올 시즌 7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 부자 구단이 가난한 구단을 착취하는 구조다.
순위 싸움이 왜곡될 가능성도 크다.
현재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인 신시내티 레즈는 잔여 36경기 중 리그 최약체팀인 피츠버그를 상대로 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반면 신시내티를 추격 중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남은 36경기 중 19경기를 리그 최강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다저스를 상대로 치러야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2003년부터 부유세를 도입했다.
부유세는 특정 팀의 연봉 총액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정한 일정 금액을 넘어가면 그 금액에 대해 세금을 매겨 이를 가난한 구단에 나눠주는 제도다.
하지만 한쪽에는 부유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돈을 쏟아붓는 다저스 같은 팀이 있고, 반대쪽에는 아예 승리 의지가 보이지 않는 볼티모어 같은 팀이 있다.
가난한 팀은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를 키워야 그나마 경쟁할 수 있는데, 지난해 마이너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시즌 전체가 취소됐다.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자본력이 미치는 영향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연봉 총액이 1억7천500만달러를 넘는 8개 구단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62승 64패)를 제외한 7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정도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USA투데이는 "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왜 노사 협의에서 최소 1억달러의 연봉총액 하한선 도입을 밀어붙이는지 설명해준다"며 "분명한 건 모든 30개 팀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봉총액 분리 장벽은 더 늦기 전에 무너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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