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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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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스프링어의 놀라운 후반기 맹활약,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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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조지 스프링어(31·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또 한 번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스프링어는 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 중견수 겸 1번타자로 출전해 8회말 역전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4득점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8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스프링어의 시즌 성적은 43경기 14홈런 33타점 타율 0.286 OPS 0.997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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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60승 50패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4위에 위치해 있는 토론토는 로저스센터 복귀 후 최근 11경기에서 9승 2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스프링어가 있다. 지난겨울 토론토와 6년 1억 5000만 달러(약 1720억 원)에 계약을 맺은 스프링어는 개막 직후 부상자명단(IL)에 등재되면서 6월 23일까지 4경기 출전에 그치며 우려를 샀다.

하지만 '건강하게 돌아온' 스프링어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3경기에서 타율 0.360 9홈런 22타점 OPS 1.218을 기록 중이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타율 0.318 35홈런 87타점 OPS 1.047)를 위시한 기존 타자들에 스프링어의 활약이 더해진 결과 토론토는 571득점(AL 2위) 타율 0.265(AL 2위) 168홈런(AL 1위) OPS 0.786(AL 1위) 등 대부분의 공격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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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1번째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된 스프링어는 2013년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치며 135경기에서 타율 0.303 37홈런 108타점 45도루 OPS 1.010을 기록하며 <베이스볼아메리카> 선정 MLB 유망주 랭킹 전체 18위에 올랐다. 하지만 스프링어는 이듬해 만 24세라는 대형 유망주치곤 다소 늦은 나이에 빅리그에 데뷔했다.

제프 러나우 前 단장 주도하에 리빌딩을 진행 중이던 휴스턴이 스프링어를 최대한 팀에 오래 묶어두기 위해 콜업을 미뤘기 때문이다. 한편,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휴스턴이 빅리그에 데뷔하지도 않은 스프링어에게 7년 23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제시하면서, '만약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콜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협박을 한 사실이 에이전트의 폭로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빅리그에 데뷔한 스프링어는 78경기에서 20홈런 51타점 타율 0.231 OPS 0.804를 기록하며 AL 올해의 신인 8위에 선정됐고,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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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초창기 스프링어는 파워는 뛰어나지만, 정교함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공갈포' 유형의 타자였다. 2014시즌 스프링어는 Contact%(스윙 시 공을 맞히는 비율)이 61%에 그쳤는데 이는 3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가운데 꼴찌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후 스프링어가 보인 콘탠트 능력의 개선은 그야말로 눈부신 것이었다.

2016시즌까지 장타를 치는 데 유리한 클로즈드 스탠스(closed stance, 앞발을 홈플레이트에 가깝게 하고 뒷발을 멀리에 둔 자세)로 타격을 했던 스프링어는 2017시즌 오픈 스탠스(open stance, 뒷발을 홈플레이트에서 가깝게 하고, 앞발은 멀리 둔 자세)로 수정했다. 파워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정확도와 변화구 대처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이를 통해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정확도 문제를 개선한 스프링어는 2017시즌 월드시리즈(WS)에서 타율 0.379 5홈런 7타점 OPS 1.471을 기록하며 WS MVP를 차지했고, 2019년에는 122경기 39홈런 96타점 타율 0.292 OPS 0.974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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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스프링어의 오픈 스탠스는 올 시즌 초반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최근 스프링어의 타격폼에는 또 한 번의 변화가 생겼다. IL에서 복귀한 후 스프링어는 스퀘어 스탠스(square stance, 양발을 평행하게 둔 자세)로 타격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타격 준비 자세의 변화로 인해 '정확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스프링어는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정확도를 위해 억제해왔던 '파워'다.

2021시즌 스프링어의 Contact%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70.3%(2020년 76.7%)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타석당 삼진 비율 역시 25.6%(2020년 17.1%)까지 급증했다. 대신 스프링어는 평균 타구속도 90마일(145km/h), 배럴 타구(Barreled Ball, 타구속도와 발사각도를 조합했을 때 기대 성적이 최소 타율 .500 장타율 1.500 이상인 타구) 17%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한편,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도 스프링어와 비슷한 전략을 택해 반등에 성공한 타자가 있다. 바로 신시내티의 간판타자 조이 보토(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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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저는 기존의 타격 스타일을 고수해왔습니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하고, 까다로운 타자가 되는 것. 구장 전역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는 것입니다. 저는 제 우상(테드 윌리엄스)을 따라 완벽한 선수가 되려고 노력했고, 완벽하진 않았지만 약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저는 더 많은 실수를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타격하는 것이 필요할 때라고 느꼈습니다. 까다로운 타자가 되기 위해 저는 처음으로 빅리그에 데뷔했을 때 가지고 있던 최대 장점인 '파워'에서 손해를 봤습니다. 프로 첫해 저는 타율은 낮았지만 장타 수에서 리그 1위였습니다. 이제 자연스러운 저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이현우의 MLB+] '12경기 11홈런' 보토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실제로 보토 역시 Contact%에서 73.9%로 커리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타구속도와 배럴 타구 비율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타율 0.320 12홈런 OPS 1.258로 지난 수년간의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전반기 부진을 딛고 AL과 NL에서 후반기 들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두 타자가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과연 달라진 타격폼으로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스프링어는 토론토를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 수 있을까. 남은 시즌, 스프링어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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