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5일 오후 8시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시에 위치한 가시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B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에 4-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첫 승과 함께 1승 1패로 다른 세 팀과 승점 3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 차에서 +3을 기록하며 조 1위로 올라섰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루마니아와 대한민국의 경기가 25일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이강인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일본 가시마)=천정환 기자 |
행운이 따른 경기였다. 그렇다고 해도 4골 차 대승을 예상하긴 어려웠다. 한국은 전반 27분 우측 측면을 돌파하던 이동준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걷어내려던 루마니아 수비수 마린의 발에 맞고 자책골이 돼버렸다. 또 전반 막판에는 게오르게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수적 우세를 앞세운 한국은 후반 14분 이동경의 중거리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엄원상의 발에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두 골 차 승기를 어느 정도 잡은 상황이었다.
후반 33분 이동경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이강인을 투입했다. 1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이강인은 멀티골로 폭발했다. 후반 37분 설영우가 얻은 페널티킥을 왼쪽 구석으로 침착히 차 넣은 이강인은 44분 박지수의 롱패스를 받은 강윤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고 내주자 기다렸다는 듯이 왼발로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구석으로 가볍게 차 넣으며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팀의 네 번째 골, 한국은 예상치 못한 4골 차 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레이스가 네 팀 모두 1승 1패 혼전 양상이 되면서 많은 골을 넣어 유리한 위치로 올라갔다.
이강인의 폼이 올라온 것도 반갑다. 경기 후 이강인은 “내가 한 게 없다. 형들이 다 만들어 준 것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남은 온두라스전 및 토너먼트 진출 시 활약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앞서 가나, 아르헨티나, 프랑스와의 평가전과 지난 22일 뉴질랜드와 예선 1차전에서는 큰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이강인이다. 뉴질랜드전에서는 특유의 발재간을 보여주긴 했지만, 후반 들어 교체됐고, 팀은 0-1로 졌다.
그러나 루마니아전 멀티골로 한국 축구의 최고 테크니션에 걸맞는 결과물을 만든 건 사실이었다. 특히 2019 U-20 월드컵의 활약이 올림픽에서도 나온다면 금상첨화다.
폴란드에서 열린 2019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은 말 그대로 반짝반짝 빛났다. 팀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막내형’이라는 별명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U-20 대표팀은 한국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뒀다. 이강인은 2골 4도움으로 골든볼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까지 22번의 U-20 월드컵 중 우승하지 못한 팀에서 골든볼이 나온 것은 8번째였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이후 18세의 나이로 받은 골든볼이었다.
큰 경기, 특히 토너먼트에서 더욱 빛을 발했던 이강인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강인을 발탁한 이유 중 하나도, 연령대는 다르지만 U-20 월드컵 당시의 활약이었다. 비록 대표팀에서 막내지만, 형들과 함께 더욱 큰 물에서 사고를 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이제 이강인이 반짝반짝 빛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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