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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불문율' 논란에 이강철 감독 "오히려 빨리 쳐주는 게 좋은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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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이강철 감독이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에서 KIA에 3-1로 승리한 뒤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1. 3. 18.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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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남서영기자]때아닌 ‘불문율’ 논란이다.

KBO에는 규정되지 않은 불문율이 있다. ‘투수가 노히트 노런 같은 대기록을 세우고 있을 때 기습번트를 대지 마라’, ‘승부가 이미 결정 난 상황에서 도루나 번트를 대지 마라’ 등 규약에는 없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규칙이다.

문제는 불문율에 범위가 어디까지냐이다. 때로는 선수와 감독마다 다른 불문율을 가지고 있음에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 가령 전날(17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 출신 감독인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원정 경기 팀이 4-14로 뒤지던 8회말 2사에서 투수가 아닌 외야수 정진호를 투수로 투입했다.

사실상 크게 점수가 벌어진 상황이라 게임에 전력을 다하지 않고 백기를 던진 셈이다. 그런데 마운드에 오른 정진호는 상대 타자 나성범을 상대로 볼 3개를 던졌고, 다음 공을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던지자 나성범은 이를 때렸다. 파울이 된 공에 수베로 감독은 손가락 3개를 펴서 항의의 뜻을 전했다. 수베로 감독의 항의에 마운드는 잠시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ML에서는 경기 후반 큰 점수로 이미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 투수가 볼 3개를 내줬을 경우, 타자는 그다음 공에 스윙하지 않는 것을 ‘불문율’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이런 불문율은 존재하지 않는다. 18일 KT 이강철 감독은 ‘불문율’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기사를 통해 그 상황을 알게 됐다”며 “오히려 빠르게 쳐줘서 끝내주는 게 좋은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이 감독은 “(오히려) ‘타자가 빨리 안 치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한 개를 맞더라도 투수 입장에서는 공 1개를 안 던질 수 있는 거니까. 미국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우리하고는 조금 다르지 않은가요?”라고 의아함을 가졌다.

이 밖에도 이 감독은 ‘불문율이 있는가’란 질문에 “게임마다 다르다. 하다 보면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이기면서도 상대방에게 조심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두산전 (15일) 마지막 9회 조용호 타석 때 (배)정대에게 뛰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병살로 끝났다. 5점 차이였어도 웬만하면 상대 팀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있다”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생각도 밝혔다.
nams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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