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배구 명가로 꼽히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사상 첫 동반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쉬움을 남긴 채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20~2021 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긴 현대캐피탈은 6위(승점41·15승21패), 삼성화재는 최하위인 7위(승점26·6승30패)로 시즌을 마쳤다. 남자프로배구의 ‘2강’이자 챔피언결정전 단골이었던 두 팀이 나란히 ‘봄 배구’에 초대되지 못한 건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처음이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전면적인 리빌딩에 돌입하면서 일찌감치 성적을 포기했다. 지난해 11월 베테랑 신영석·황동일을 한국전력으로 보내고 김명관·이승준을 받는 파격적인 트레이드를 했다. 1~3라운드 최하위(5승13패)에 머문 현대캐피탈은 후반기에 의미 있는 도약을 이뤘다. 최태웅 감독의 가르침을 흡수한 선수들은 4·5라운드에서 각각 4승2패를 거뒀다. 순위는 6위지만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더 쌓을 수 있도록 오는 9일부터 강원 홍천에서 열리는 2021 한국실업배구연맹전에 참가한다.
2010년대 중반 중위권으로 하락한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명가 재건’을 외치며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자유계약선수(FA) 박철우가 한국전력으로 떠나는 출혈이 있었지만, 고희진 신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대규모 트레이드를 단행하는 등 팀을 정비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조직력 부재만 노출한 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팀 서브는 리그 6위(세트당 1.021개), 팀 리시브 효율은 최하위(31.91%)로 처졌다.
외인 바토즈 크라이첵을 교체하고 마테우스 크라우척을 영입하느라 외인의 공백기가 길었던 것도 마이너스 요소였다. 센터 박상하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갑작스레 은퇴하는 사건도 있었다. 신장호가 주전 레프트로 성장했다는 게 그나마 소득이었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분명했다. 삼성화재로선 ‘명가 재건’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만 확인한 시즌이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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