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에선 흥국생명이 우승 0순위로 꼽혔다. 흥국생명은 이재영·다영(25) 쌍둥이 자매에 ‘배구 여제’ 김연경(33)까지 가세해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GS칼텍스가 정규리그 개막 전인 작년 9월에 열린 제천·KOVO(한국배구연맹)컵 대회 결승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흥국생명을 3대0으로 누르고 우승하면서 두 팀은 ‘라이벌’이 됐다.
컵 대회에서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은 흥국생명은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독주했다. GS칼텍스는 4라운드까지 흥국생명에 1승3패로 열세였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지난 2월 초 팀원간 불화설이 나돌던 흥국생명을 상대로 3대0 완승을 거두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이재영·다영 자매가 학창 시절 폭력을 저지른 일로 전력에서 이탈한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GS칼텍스는 지난 28일 6라운드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을 3대1로 꺾으면서 올 시즌 처음 1위로 올라섰다. 이후 남은 3경기에서 2승1패를 거두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GS칼텍스는 2007-2008·2013-2014시즌에 이어 통산 세 번째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은 2007-2008·2008-2009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고, 우승컵을 한 번씩 번갈아가며 들어 올렸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팀은 흥국생명(2005-2006·2006-2007·2008-2009·2018-2019시즌)이다. 김연경은 2018-2019시즌을 제외하고 흥국생명에서 뛰며 세 차례 우승을 이끌었고, 매번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 3차전까지 벌인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에서 오른 엄지손가락 부상에도 붕대 투혼에 왼손 공격까지 보여주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20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이틀 간격으로 세 경기, 11세트를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며 조직력을 다지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것은 유리하다.
차상현 감독/GS칼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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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지난 16일 KGC인삼공사전을 끝으로 9일 동안 체력을 충전했다. 끈끈한 팀워크와 토털 배구로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다. GS칼텍스 공격은 이소영(27), 강소휘(24), 미국 출신 메레타 러츠(27) ‘삼각편대’가 이끈다. 정규리그에서 이들 3명의 공격 점유율은 78.1%, 합산 공격 성공률은 42.1%에 달한다. 이소영과 강소휘는 리시브 효율에서도 각각 리그 5위(41.8%), 9위(39.3%)에 오를 정도로 수비도 좋다.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최장신(206cm) 러츠는 세트당 0.559개 블로킹으로 이 부문 4위다. 센터 포지션을 제외하고 블로킹 부문 5위에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라이트 공격수인 러츠가 유일하다. 여기에 세터 안혜진(23)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템포 조절이 어우러지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프로배구 여자부에선 지금까지 치른 15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이 정상에 선 것은 7차례(46.7%)에 불과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팀이 정상에 선 것은 15차례 중 8차례(53.3%)에 달할 정도로 변수가 많았다. 2010-2011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는 9차례 중 1차례를 제외하면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이긴 팀이 정상에 섰다.
차상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한경기 한경기 집중하려 한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우리의 리듬으로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주장 이소영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잘 준비해왔다. 오랜만에 경기장에 팬들이 찾아오시기 때문에 좋은 경기 보여 드리고 싶다”며 “여자배구 최초 트레블을 꼭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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