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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문상열의 부시리그] 구단이 매각되어도 팀의 애칭은 유지하는 전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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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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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가 랜더스라는 닉네임으로 2021시즌을 맞게 됐다. ‘랜더스(Landers)’라는 이름을 듣고 얼핏 뉴욕 하이랜더스를 연상했다.

뉴욕 양키스는 1901년 아메리칸리그가 출범 때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시작했다. 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는 상관이 없다. 1903년 프랜차이즈를 뉴욕으로 이전하면서 닉네임을 하이랜더스(Highlanders)라고 붙였다. 당시 만들어진 뉴욕 맨해턴 힙탑 볼파크의 지대가 높아서 하이랜더스였다. 그리고 1913년부터 최고의 명품 브랜드가 된 양키스로 이름을 바꿨다. 처음에는 양키스 닉네임이 매우 어색했다고 한다.

LA 레이커스, 유타 재즈,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LA 클리퍼스. 인기좋은 NBA 팀들이다.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이 팀들의 닉네임은 현재 프랜차이즈와 연결고리가 없다. LA에는 호수가 없다. 호수의 사나이와는 무관하다. 레이커스의 오리지널 팀은 미네아폴리스 레이커스다. 미네소타주에는 호수가 1만 여개가 있다. 1960년 프랜차이즈를 옮겼어도 레이커스를 고수했다. LA 레이커스는 미국 스포츠 구단 가운데 뉴욕 양키스,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와 함께 최고의 브랜드다.

유타와 재즈도 연관이 없다. 뉴올리언스 재즈였다. 뉴올리언스는 아시다시피 재즈의 고향이다. 프랜차이즈가 뉴올리언스에서 유타로 이전했음에도 닉네임은 그대로 지켰다. LA 클리퍼스도 샌디에이고 클리퍼스에서 온 것이다. 클리퍼는 범선을 뜻한다. 미항 샌디에이고와 연관있는 닉네임이다.

골든스테이트의 ‘전사(Warriors)’는 필라델피아에서 따라 온 것이다. 원래 골든스테이트(캘리포니아를 뜻한다)는 동부 필라델피아에서 프랜차이즈를 서부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지역으로 이전했다. 필라델피아는 미국 독립전쟁 때 민병대가 일어서 싸운 곳이다. 그래서 전사다.

구단주들은 여러 차례 바뀌지만 닉네임은 그대로 유지되는 게 미국 프로 스포츠다. 역사를 단절시키지않고 전통을 이어간다. 이런 게 가능할 수 있는 배경은 프로팀들이 도시 및 지역 프랜차이즈로 굳어져서다. 미국의 프로 구단은 상업적 수단이지 기업 홍보로 팀을 운영하는 곳은 없다. 우승을 거두면 구단 가치가 상승한다.

국내 프로 스포츠는 지역 프랜차이즈를 유지하면서도 기업이 운영한다. 오너십이 교체될 때 닉네임까지 몽땅 바꿔 버린다. 단절되는 스포츠 역사다. 구단이 매각된 뒤 애칭을 그대로 유지한 팀은 기아 타이거즈뿐이다. 해태 타이거즈의 전통을 유지했다.

1982년에 출범한 KBO리그의 오리지널 팀은 MBC 청룡, 삼미 슈퍼스타즈,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해태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등 6팀이다. 이 가운데 출범부터 유지된 구단은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3팀이다. MBC 청룡은 LG 트윈스로, 삼미 슈퍼스타스는 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키움 히어로즈로 바뀌었다. 현재 젊은 팬들은 MBC 청룡, 삼미 슈퍼스타즈를 알 수가 없다. 오너십이 바뀌면서 역사를 단절시켰기 때문이다. 앞으로 구단이 매각되어도 애칭은 그대로 유지하는 전통을 만들면 어떨까.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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