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선수의 과거 학교폭력을 폭로하는 글.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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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프로배구 선수에 대한 학교 폭력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가 또 터졌다. 지난 10일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 선수를 시작으로 남자 프로배구 송명근·심경섭 선수, 여자배구 A선수에 대한 학폭 고발 이후 벌써 네번째다.
16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신입 프로여자배구 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최근 프로배구단에 입단한 O선수로부터 초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글 작성자는 "(가해자는) 거지같다, 더럽다, 죽어라, x신 등 언어폭력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저의 유학 소식에 '유학가도 너 인생은 망했다'라는 등 온갖 욕들을 3년간 학교생활 중에 들어왔다"며 "제 모든 행동에 꼬투리를 잡고 밀치고 매일 굳이 제자리까지 와서 괴롭히고 저주를 퍼부었다. 왜 괴롭히냐고 물으면 '싫다'라는 이유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해자는) '걔는 왜사냐 죽지', '죽으면 장례식장에서 써니 춤을 쳐주겠다'고 본인 친구들과 함께 웃으면 얘기했다"면서 "저는 공황과 불안장애, 수면장애를 겪고 있고 가족 전체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 못한다. 내 인생은 이런데 (가해자는) 유튜브에서 행복해 보여 온몸이 떨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최근 배구계 학폭 사건이 이슈화되기 전인 지난 8일 O선수가 입단한 배구단에 연락해 학폭 신고를 했지만, 배구단 측에서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2월 10일 가해자 부모님이 연락해서 대충 얼버무려 사과를 했지만 '내 딸이 배구를 그만두면 너의 마음이편하겠니, 너의 공황장애가 사라지겠니'라는 말을 덧붙이며 딸의 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가해자와 그 부모는 구단 측에 '단순한 다툼이었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아울러 "아무리 기다려도 (구단에서) 연락이 오지않아서 15일 배구단 측에 다시 연락을 넣었더니 자신들은 이 일에 대해 해줄 수 있는게 없으니 사자대면을 해서 합의를 보라고 했다"며 "이러한 태도에 실망해 배구협회에 민원을 올리니 배구단측에서 연락이 와 제 얘기를 믿을 수 없다면서 만나서 대화하자며 증거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당시에 제가 썼던 글들은 가해자들이 다 찢어 놓았고, 지금은 교과서에 적힌 제 심정, 고민 글쓰기 시간에 적었던 괴롭힘에 관한 글들과 몇년간 심리치료 받은게 남아있다"면서 "어떠한 합의금도 원하지 않고 (O선수의) 자진사퇴만 원했지만 죄를 부정하고 배구단 측의 태도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가해자 및 관계자와의 만남을 갖고 싶지 않으며 사과도 필요 없다. 하루빨리 이 고통을 끝내고 싶다"면서 "이 글을 본 가해자들은 평생 죄책감 좀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학폭 물의를 일으킨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V리그 무기한 출전정지라는 구단 징계에 이어 국가대표 자격이 무기한 박탈됐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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