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용서 없이 복귀 없다"…흥국생명이 밝힌 이재영·이다영 징계 해제 조건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수 기자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피해자들에게 용서받기 전까지 징계를 해제할 계획은 없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15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 폭력 논란을 빚은 이재영, 이다영의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무기한 자격정지'의 구체적 내용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1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중학교 시절 현역 여자 프로배구 선수 2명에게 학교 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A 씨는 가해자들이 언어 및 물리적 폭력은 물론 금품 갈취, 따돌림 등 수차례 괴롭힘을 당했다고 피해 사실을 밝혔다.

학교 폭력 논란으로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사진=MK스포츠 DB

논란은 빠르게 불타올랐다. 가해자가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흥국생명 구단은 공식 성명과 함께 두 사람의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재영, 이다영을 향해 중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이재영, 이다영 사건 직후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 심경섭도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확인되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송명근과 심경섭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을 포기하는 ‘셀프 징계’를 선택했다. OK금융그룹은 이를 수용했고 추가 징계 발표는 없는 상태다.

이재영, 이다영 징계를 두고 고민하던 흥국생명도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워낙 심각하고 민감한 사건이기 때문에 구단 내부에서 많은 논의와 고민 끝에 징계를 내렸다”며 “당장 이번 시즌만 생각하고 무기한 자격 정지를 결정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징계 기간을 무기한으로 못 박은 만큼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장 정지만이 아닌 다음 시즌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재영, 이다영이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먼저다”라며 “구단에서 먼저 어느 시점에 징계를 풀겠다고 얘기할 계획도 없다. 두 사람의 징계가 언제 종료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gsoo@maekyung.com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