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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부익부 빈익빈’ 조선업계... 대형은 수주 랠리, 중소형은 기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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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수주 랠리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중소형 조선사는 수주 기근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형 선박의 신조선가도 하락한 뒤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올해도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중형조선사 2020년도 4분기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형 조선사의 수주 규모는 3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019년보다 29.7%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아프라막스(A-Max)급 MR탱커(중형 유조선) 3척 등 9만9000CGT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2019년 4분기보다 37.4%가량 수주 규모가 줄었다. 수출입은행이 한진중공업(097230)과 HSG성동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한국야나세, 연수중공업 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조선비즈

부산항 북항 매립지 일대(왼쪽)와 마주한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 영도조선소(오른쪽).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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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대형 선박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중형 선박 발주는 늘어나지 않은 영향이 컸다. 전세계 대형 선박의 지난해 4분기 발주량은 2019년 동기보다 0.2% 늘어난 871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였다. 3분기까지 분기당 400만CGT 안팎이었던 것보다 크게 개선됐다. 반면 같은기간 중형선박 발주량은 86척, 173만CGT로 2019년 동기보다 25.2% 감소하며 반등하지 못했다.

중형 선박의 신조선가가 하락하면서 수주액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국내 중형 조선소의 수주액은 6억6000만달러(약 7300억원)으로 추정되며 2019년보다 26.9% 줄었다. 지난해 말 신조선가는 선종별로 ▲벌크선 2.1~6.1% ▲탱커선 4.1~4.5% ▲컨테이너선 3%~10.9% ▲액화천연가스(LPG)선 2~2.1% 가량 각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 여파로 중형 선박의 시황과 수익성이 저조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어려움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올해도 국내 대형 조선사와 중형 조선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이날까지 22척, 19억달러(약 2조1000억원)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연간 목표 물량인 149억달러의 12.8%다. 삼성중공업(010140)은 13억달러(약 1조4300억원)에 10척을, 대우조선해양(042660)은 1억5500만달러(약 1700억원)에 2척을 수주했다. 반면 중형 조선사는 첫 실적도 올리지 못한 곳이 적지 않다.

중형 조선사의 수주잔량이 크게 줄면서 중장기적으로 ‘일감 부족’ 문제와 이로 인한 지역 경제에 대한 악영향도 커질 전망이다. 국내 중형 조선사의 지난해 말 수주잔량은 40척, 85만5000CGT로 2019년 말보다 16.3% 감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은 기술력에선 대형 조선사에 밀리고, 가격 경쟁력은 중국 조선사를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시장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중소형 조선사의 구조조정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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