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이 지난해 11월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회 1500m 경기를 마치고 숨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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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종목에서 김보름(27)과 노선영(31)이 벌인 ‘왕따 주행 논란’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 황순현)는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양측 소송 대리인만 출석했다.
김보름 측은 “노선영의 허위 인터뷰로 인해 감당하기 어려운 지탄을 받으면서 공황장애, 적응장애 등의 증상으로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많은 계약이 무산돼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며 “진실의 실체를 모른 채 원고를 비난하고 있고, 원고는 정신적 충격이 지속돼 소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선영 측 대리인은 “피고는 허위 인터뷰를 하지 않았고, 원고의 인터뷰로 국민이 청와대에 청원을 하게 되고 원고가 피고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심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 역시 원고의 허위 인터뷰로 정신적으로 고통받은 점을 고려해 반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름 측이 노선영부터 욕설, 폭언 등 가혹행위를 2010년부터 받아왔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폭언과 폭행이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판단을 따라야겠지만, 피고는 원고보다 한국체육대 4년 선배이고 법적으로 사회상규를 위반하지 않은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그것(폭언)이 불법행위가 된다 해도 이미 2011년, 2013년, 2016년 일로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을 뿐 아니라 이 시점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날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후 추가로 주장을 입증할 자료 등을 제출해달라고 하며 재판을 마무리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3월 17일이다.
노선영이 2018년 2월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상대로 힘찬 레이스를 펼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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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은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박지우, 노선영과 여자 팀 추월 8강에 출전, 노선영을 뒤에 두고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노선영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과 인터뷰에서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뒤(노선영)에서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고 발언해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노선영이 “훈련할 때도 따돌림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왕따 논란까지 일었고, 김보름은 노선영이 폭언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했다고 맞섰다.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같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를 통해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던 경기로 판단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에 김보름은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수한 고통을 참고 또 참으며 견뎌왔다. 이제는 진실을 밝히고 싶다. 평창올림픽 당시 수많은 거짓말과 괴롭힘에 대해 노선영 선수의 대답을 듣고 싶다”고 밝히며 소송을 예고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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