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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종료 앞둔 정운찬 KBO 총재 ‘장고’ 거듭…키움 ‘팬 사찰 징계’ 결론 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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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의장의 ‘야구 놀이’ 사건

상벌위 결정, 크리스마스 뒤로

품위 손상만으로 징계 쉽잖고

구단 갈등 또 다른 불씨 우려도

[경향신문]

경향신문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21일 서울 강남구 브라이드밸리에서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프로야구단 사장들과 신종 코로나19로 연기된 시즌 개막 및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팬 사찰 논란과 관련해 KBO 상벌위원회 징계가 결국 크리스마스 이후로 연기됐다.

임기 종료를 앞둔 정운찬 총재(사진)가 최종 징계를 심사숙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24일 “상벌위 관련 최종 징계가 오늘 중으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 22일 상벌위를 열고 키움의 팬 사찰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키움 구단의 허민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6월 2군 선수들을 상대로 투구를 했고, 이 영상이 제보돼 논란을 일으켰다. 이른바 ‘야구 놀이’ 사건이다.

키움 구단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 장면을 촬영한 인물이 이택근의 팬임을 찾았고, 이택근에게 팬의 배후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CCTV를 통한 팬 사찰, 선수에 대한 배후 확인 요구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택근은 이를 토대로 KBO에 품위손상징계요구서를 제출했다.

상벌위는 22일 징계 수위를 정했지만 키움 구단이 추가 소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하루 뒤인 23일 다시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하지만 최종 징계 결정을 두고 최종 결정권자인 정 총재가 장고에 들어갔다. 당초 24일 결론이 날 것으로 관측됐지만 또 미뤄졌다.

결론이 늦어지는 이유는 사안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CCTV 영상을 뒤져 공익제보자를 색출한 것은 그것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팬을 사찰한 것은 KBO리그의 팬 퍼스트 기조를 심각하게 위반했다. 선수를 통해 팬의 배후를 조사하라는 지시 역시 직권남용에 가깝지만 리그 규정의 ‘품위 손상 행위’만으로는 적절한 징계가 어렵다.

더 큰 어려움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히어로즈 내부의 갈등과 분쟁 때문이다. 사건의 잘못은 명확해 보이지만 사건 발생 1년6개월 만에 갈등이 불거진 것은 내부 분쟁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칫 징계가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정 총재는 3년 임기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결정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3월 ‘옥중경영’ 논란 때 키움 히어로즈에 내려진 징계 수위(제재금 2000만원, 임원진 엄중경고)가 약했다는 여론도 고려 대상이다. 상벌위 결정뿐만 아니라 야구계 안팎의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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