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스타플레이어 출신 김승현(42)이 23일 사기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징역형은 면했고 채무는 이자까지 모두 갚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스포츠 스타가 돈 문제로 고소당했다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됐다.
20년 지기한테 빌린 1억 원을 1년 반 넘게 갚지 않다가 피소됐다. 불구속 기소 직전 원금과 이자를 모두 변제한 것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1심 재판부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의 신뢰를 이용했다. 엄벌해야 마땅한 범죄”라고 꾸짖었다.
김승현은 2001~2014년 프로농구선수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포인트가드였다. 2009년 이면계약서 파문으로 10억5000만 원이라는 연봉 규모가 공개되기도 했다. 1억 원 채무 불이행 때문에 피소되자 많은 이들이 놀라워한 이유다.
김승현 전 농구해설위원이 사기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이 선고됐다. 20년 지기에게 빌린 1억 원을 1년 반 넘게 갚지 않다가 불구속 기소 직전 변제했지만 재판부는 ‘오랜 친구의 신뢰를 이용했다. 엄벌해야 마땅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사진=MK스포츠DB |
국내 농구계는 포인트가드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호한다. 김승현도 득점보다 플레이메이킹 비중이 훨씬 높은 ‘정통파 포인트가드’이긴 했지만, 패스가 얼마나 화려한 공격 기술인지를 한국에 알려줬다.
마침 당시 미국 NBA도 ‘화이트초콜릿’ 제이슨 윌리엄스(45)가 현란한 패스로 인기를 끌던 때였다. 윌리엄스가 2000-01시즌까지 새크라멘토 킹스에서 주목받았다면 김승현은 2001-0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신인왕, 도움왕, 국내선수 MVP를 석권하며 한국프로농구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김승현의 KBL 첫해를 능가하는 신인은 아직 한국프로농구에 나오지 않고 있다. 베스트5, 도움왕, 가로채기왕을 4번씩 수상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 당시 맹활약한 현역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사기 혐의 유죄 판결은 옛 스타의 몰락을 체감하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chanyu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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