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LPG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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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골프 투어들이 연달아 중단된 가운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KLPGA 코로나19 통합 대응 매뉴얼'을 수립하고 이를 철저하게 준수하며 세계 최초로 골프 투어를 재개했다. 솔선수범하여 안전한 대회를 개최한 KLPGA와 최고의 선수들이 만들어낸 각종 이슈와 기록을 통해 2020시즌을 총정리한다.
▲ 세계 첫 시작을 알린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파이팅!' 제42회 KLPGA 챔피언십
지난 5월14일, KLPGA는 총상금 30억 원, 출전선수 150명의 최대 규모로 KLPGA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부제로 열린 본 대회는 호반그룹을 포함한 대회 협찬사,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주관 방송사 SBS골프 등 여러 협력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철저한 준비를 하며 '세계 최초 투어 재개'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합심했다.
KLPGA는 정부기관 지침을 바탕으로 'KLPGA 코로나19 통합 대응 매뉴얼'을 수립했고, 코로나19 대응 TF를 구성하여 발열 검사, 손 소독제 구비, 대회 관계자 동선 분리, 1인 식탁 설치 등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설계했다. 스폰서와 더불어 대행사, 방송사, 골프장 등 대회장에서 활동하는 협력체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대회장 곳곳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고가의 방역기기와 제품도 설치되어 선수 및 관계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또한, 출전 선수들 역시 좋은 취지에 함께하기 위해 불편함과 생소한 시스템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팬들에게 따듯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철저한 방역을 통해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은 역사와 전통을 이어갈 수 있었다. KLPGA 투어 최초로 적용한 MDF(Made cut, Did not Finish)방식이 적용되면서, 본 대회의 총상금 30억 원은 기권 및 실격자를 제외한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 돌아갔다. 상금요율 역시 대회 개최 취지에 적합하게 부합되도록 조정돼 모든 선수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다. 또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KLPGA는 출전 선수들의 상금에서 공제될 특별회비(6%) 수익 1억8000만 원을 코로나19 성금으로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선수 및 대회 관계자, 골프 팬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무관중으로 개최된 '제42회 KLPGA 챔피언십' 대회 현장의 열기는 중계와 언론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전해졌다. '세계 최초 투어 재개'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된 본 대회는 전 세계 44개국에 중계되며, 역대 최다 취재진을 동원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골프와 KLPGA를 기다리던 팬들에게는 마치 가뭄 속 단비 같았다. 물 샐 틈 없는 방역을 통해 전 세계의 모범이 된 KLPGA 그리고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은 골프 그리고 더 나아가 스포츠 분야 전반에도 희망의 불씨를 전하는 역사의 한 장면이 됐다.
▲ 2020시즌 절정의 기량을 보이며 자신의 해로 만든 김효주와 최혜진
KLPGA 2020시즌의 주인공은 꾸준히 자신의 이름을 리더보드 상단에 올린 김효주(25, 롯데)와 최혜진(21, 롯데)이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우월한 실력으로 우승을 기록하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은 두 선수는 2020시즌 자신의 실력을 아낌없이 뽐냈다.
김효주는 2020시즌 KLPGA투어 세 번째 대회이자 본인의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인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연장 끝에 시즌 첫 승을 알렸고, 이후 매 대회 우승의 문을 두드리는 유력한 우승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KLPGA 무대에 집중한 김효주의 시즌 다승은 하반기에 이루어졌다. KLPGA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김효주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시즌 2승을 자축했다. 이번 우승을 통해 상금왕 선두를 굳힌 김효주는 시즌 끝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 결국 상금왕을 포함해 최저타수상, 다승왕, 인기상,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 부문까지 석권하는 기록을 만들며 뜻깊은 한 해를 보냈다.
최혜진은 꾸준했다. 시즌 초반부터 톱텐에 진입하며, 우승 문턱까지 갔던 최혜진은 번번히 최종라운드에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위권에 진입하며 쌓아온 대상포인트는 최혜진의 일관된 실력을 증명했고, 최혜진은 계속해서 시즌 첫 승을 위해 도전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 전까지 우승 없이 대상을 수상할 수도 있다며 웃으며 말했던 최혜진은 결국 시즌 최종 대회인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 2020'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고, 3년 연속 대상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었다.
▲ 놀라운 기록을 만든 신인왕 유해란
2020시즌 초반부터 신인왕 경쟁에서 보인 유해란(19, SK네트웍스)의 기세는 남달랐다. '제8회 E1 채리티 오픈'에서 준우승을 이룬 유해란은 신인상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으며 신인왕 레이스에서 선두로 나섰다. 이어 유해란은 2019시즌 추천 자격으로 참가해 우승했던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유해란은 23언더파라는 '역대 72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선사함과 동시에 역대 KLPGA 투어에서 4번째 신인 타이틀 방어 기록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결국 유해란은 올 시즌 단 한 번의 컷탈락 없이 모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만들어 2020시즌 신인왕에 올랐고, 우승과 더불어 준우승 2회도 추가해 상금순위 2위에도 자리했다. 인생의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한 루키 시즌을 보낸 유해란은 다음 시즌에는 어떤 기록을 남길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감동의 첫 우승에 이어 다승까지…감격의 KLPGA 위너스클럽 가입
2020시즌 생애 첫 우승과 다승의 기쁨을 누리며 KLPGA 위너스클럽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있다. 먼저, 많은 관심 속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의 여왕 자리는 투어 2년 차 박현경(20, 한국토지신탁)이 차지하며, 2020시즌 첫 위너스클럽 가입자가 됐다.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현경은 기세를 이어 신설 대회인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가장 먼저 시즌 2승을 알리기도 했다. 데뷔 2년 차에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하며, '메이저 퀸'과 더불어 '다승왕' 타이틀마저 얻은 박현경의 활약은 내년을 기대하게끔 했다.
안나린(24, 문영그룹) 역시 KLPGA 하반기에 최고의 실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안나린은 정규투어 출전 93번째 대회에서 추격자들의 매서운 추격을 벗어나며, 데뷔 4년 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안나린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 달 후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안나린은 우승 상금 3억 원과 함께 다승왕 타이틀을 얻었고, KLPGA 시즌 후반기 흥행을 이끌었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자신과 싸움에서 이긴 안나린의 2021시즌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쉬웠던 다수의 경험에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꿈을 좇은 이소미(21, SBI저축은행)도 위너스클럽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여러 차례 챔피언조에 속하며 맞이한 최종라운드에서 심리적 압박감에 못 이겨 스스로 무너졌던 이소미는 '2020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노렸다. 마침 아쉽게 선두에서 미끄러졌던 '2020 팬텀 클래식'과 같은 코스인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에서 다시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2020 휴엔케어 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이라는 결실을 본 이소미는 이번 시즌을 풍성하게 마쳤다.
▲ 세계 최고끼리 맞붙다. KLPGA 군단 vs 해외 투어 군단
2020시즌 KLPGA 투어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활발히 참가하며 우승 경쟁에 불을 지폈다.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해외에서 맹활약하는 해외파 선수들의 대결 양상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을 포함해 김민선5(25, 한국토지신탁), 김지영2(24, SK네트웍스), 박민지(22, NH투자증권), 안송이(30, KB금융그룹), 유해란, 이다연(23, 메디힐), 이소영(23, 롯데), 장하나(28, 비씨카드)가 올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김민선5와 김지영2는 3년 만에 우승 소식을 전하며 건재함을 알렸고, 박민지는 정규투어에서 매년 우승을 알리는 꾸준함을 보였으며, 안송이는 지난해 정규투어 데뷔 10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만든 후, 10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또한, 유해란은 타이틀 방어와 함께 유일한 2020시즌 루키 우승자로 거듭났고, 동갑내기 친구 이다연과 이소영은 사이좋게 각각 KLPGA투어 통산 5승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가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보유한 장하나는 가을에 저력을 뿜어내며 통산 13승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국내파와 대결 구도에 서게 된 해외파 선수들도 명성에 걸맞은 실력을 유감없이 펼치며 뜨거운 경쟁 구조를 만들어냈다. 해외파 선수 중 김효주, 유소연(30, 메디힐)을 필두로 고진영(25, 솔레어), 이정은6(24, 대방건설), 배선우(26, 다이와랜드그룹) 등 LPGA와 JLPGA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다승을 만든 김효주와 함께 유소연이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를 통해 5년 만에 KLPGA에서 우승했다. 본 우승을 통해 유소연은 5개국의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유소연은 우승 상금 2억5000만 원을 코로나19 예방 지원금 등으로 기부해 따듯한 찬사를 받기도 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 이정은6, 배선우는 아쉽게 우승은 없었지만 참가 대회 수 대비 높은 상금을 획득해, 매 대회 흥행 보증수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 2020시즌 눈길을 끌었던 각종 기록
2020시즌 KLPGA 투어에서는 총 1만5464개의 버디가 나왔다. 그중 가장 많은 버디를 만들어낸 선수는 다름 아닌 총 237개의 버디를 기록한 임희정(20, 한화큐셀)이다. 임희정은 컷탈락없이 총 60개의 라운드에서 버디율 21.9444%를 만들며 꾸준하게 버디를 쌓았다. 이어 최혜진과 유해란이 버디 212개를 만들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이글은 총 117개가 만들어졌다. 가장 많은 이글을 성공한 공동 1위에는 이번 시즌 총 5개를 기록한 김아림(25, SBI저축은행)과 이효린(23, 신협)이 자리했다.
하늘이 돕는 홀인원 기록은 총 18명의 선수가 성공시키며, 짜릿한 한 해를 만들었다. 무엇보다KLPGA 투어 역대 7번째 알바트로스 기록도 세워져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KLPGA투어 신설 대회인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1라운드 5번 홀(파5,512야드)에서 이정은6가 4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2020시즌 KLPGA 투어는 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4개의 신설 대회 개최와 동시에 코로나19 확진자 '0'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여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KLPGA는 앞으로도 선수들이 안전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골프 팬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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