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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에 ‘태권 축구’ 오명 남긴…한국 축구와 마라도나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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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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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별세한 ‘신의 손’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는 월드컵에서 한국에 두 차례 아픔을 안겼다.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만났다. 이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한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화려한 기술을 뽐내며 아르헨티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마라도나를 전담 마크한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육탄전에 가까운 수비를 펼쳤다. 허 이사장이 마라도나에게 깊은 태클을 시도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보도되면서 한국은 ‘태권 축구’를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역 은퇴 뒤 감독 생활을 시작한 마라도나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사령탑으로 한국을 상대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한국의 사령탑은 허 이사장이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마라도나가 “멕시코 월드컵 때 한국은 축구라기보다는 격투기를 했었다”며 비꼬자 허 이사장이 “24년이나 지난 일인데 아직도 어린 티를 못 벗은 것 같다”고 맞받는 등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은 리오넬 메시, 곤살로 이과인 등 초호화 멤버를 갖춘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4로 패했다.

마라도나는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추첨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조 추첨식을 앞두고 열린 레전드 매치에서 마라도나는 허 이사장과 재회했다. 당시 마라도나는 허 이사장이 자신의 허벅지를 걷어차는 듯한 사진을 보고는 “기억이 난다. 오늘 같은 좋은 자리에서 다시 만나 기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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