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논란이 일고있는 페이퍼게임즈의 여성향 게임, 샤이닝니키의 한복 의상인 ‘품위의 가온길’. 샤이닝니키 캡처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동북공정’ 논란을 일으킨 중국 게임 샤이닝니키와 제작사인 페이퍼게임즈에 대해 “막장 운영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날 선 비판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샤이닝 니키의 게임의 신규 이벤트로 등장하는 우리 전통 한복에 대해 엉뚱하게도 중국 네티즌들이 정통성을 문제 삼은 것”이라며 “‘한복은 조선족의 의상이기 때문에 중국의 것이다’, ‘한복이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내용을 게임에 기재하라’ 등의 허무맹랑한 내용 일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같은 ‘한복 동북공정론’도 문제지만, 게임개발사의 대응은 더 황당하다”며 “‘게임사와 조국의 입장이 줄곧 일치해 왔고 국익을 해하는 행위를 반대한다’며 일부 중국 네티즌들의 거짓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회사는 국내 이용자에게 사과는커녕 비난만 퍼붓고 서비스 종료를 예고하는 작태를 보였다”며 “이것도 모자라서 환불 및 보상 절차조차 생략한 채 다운로드 차단 및 게임서비스 종료일만 써둔 대목에서는 실소조차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것은 공정거래위원회 모바일게임 표준약관 제13조 제2항, 제3항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페이퍼게임즈의 배짱 운영에 대해 국내법의 한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해외 게임사가 아무리 자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국민감정에 크게 역행해도 이들을 처벌할 수단이 없다”며 “환불 공지 없이 소위 ‘먹튀’를 해도 손쓸 도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구글이나 애플 같은 플랫폼사업자를 통해 시정권고를 내려봤자 해외에 있는 본사는 콧방귀만 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해외 게임사가 우리나라에서 막장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정부가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를 즉각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내에 영업장이 없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업자를 대상으로 국내대리인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여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페이퍼게임즈의 샤이닝니키 한국판이 ‘동북공정’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샤이닝니키에서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을 아이템으로 판매하자 중국 유저들이 “조선족의 고유 의상”이라고 주장하면서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에 제작사 측이 “중국 기업으로 의무를 다하겠다”며 아이템을 삭제하면서 ‘동북공정’ 논란마저 일었고 현재 제작사는 샤이닝니키의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상황이다. 결국 지금까지 샤이닝니키의 관련 아이템을 구매한 한국 유저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페이퍼게임즈 측은 5일 23시 공식 카페에 ‘샤이닝니키 한국판 서비스 종료 안내’라는 공지글을 통해 “논란을 일으킨 의상 세트 폐기 공지를 안내한 후에도 일부 계정들은 여전히 중국을 모욕하는 급진적인 언론을 여러 차례 쏟아냈다”며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언론과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해 한국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샤이닝니키가 한복의상을 아이템으로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한복 의상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 조선족의 의상일 뿐”이라며 주장했고 개발사가 이에 해당 아이템을 삭제하고 사과하면서 국내 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문제는 중국 유저들의 거센 항의에 발표한 페이퍼게임즈의 입장이다. 페이퍼게임즈 측은 “하나의 중국 기업으로써 페이퍼게임즈와 중국의 입장은 늘 일치한다”며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고 적극적으로 중국 기업의 책임괴 사명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한국 서버에서 조국을 모욕하거나 악의적인 사실을 퍼트린 유저는 이미 담당 팀과 만나 채팅 금지 뿐만 아니라 계정 정지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한국 팬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이 게임은 스타일링 게임으로 화제를 모았던 ‘아이러브니키’의 후속작으로 ‘러브앤프로듀서’ 등 여성향 게임 개발로 노하우를 축적해 온 페이퍼게임즈가 국내에 서비스해 관심을 끈바 있다. 하지만 현재 동북공정 등 논란에 휩싸이면서 많은 유저의 이탈현상이 잇따랐다.
동북공정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다. 2006년까지 5년을 기한으로 진행되었으나, 그 목적을 위한 역사 왜곡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한반도와 관련된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영토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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