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서병기 연예톡톡]방탄소년단, 빌보드 싱글 1위 의미…음악적 완성도에 전략까지 가미됐을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진짜 다이너마이트가 터졌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싱글 ‘Dynamite’로 1위를 차지한 것은 미국 음악시장의 성격까지 정확히 파악한 결과다. 높은 완성도와 함께 전략의 성공이라는 말이다.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왜 이 말이 중요할까? 디지털로 움직이는 세상에서는 아무리 좋은 물건(콘텐츠)을 만들어도 거래유통 방식과 현지의 소비 트렌드를 잘 모르면 판매하기가 매우 힘들다. BTS가 이번에 이것까지 해결해 대중음악으로 명실공히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얘기다.

물건을 내놓기만 하면 자연발생적으로 구매가 이뤄진 싸이의 ‘강남스타일’(‘핫 100’ 7주 연속 2위)의 경우도 드물게는 존재하지만, 점점 진화해가며 높은 완성도에 이르고 있는 음악에 유통 시스템을 돌파할만한 전략까지 갖춘다면 한층 더 지속력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 BTS가 기존 방탄소년단이 추구해온 K팝 스타일에서 약간 변화를 주기는 했다. 8월 21일 발매된 ‘Dynamite’는 처음으로 100% 영어 가사로 만들어졌고, 음악도 1970~8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디스코 풍을 차용하는 등 팝스러운 느낌을 대폭 강화했다. 70~80년대의 신나는 디스코 리듬에 맞춰 추는 춤은 조금 나이가 든 세대들까지도 친숙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러니 ‘피 땀 눈물’ ‘DNA’ ‘페이크 러브’ ‘IDOL’ 등 방탄소년단의 전작들과의 분위기와는 달라졌다. 하지만 밝고 청량한 에너지와 긍정적인 메시지의 분위기속에서도, 사소한 동작으로도 매력을 뿜어내는 잔망미의 매력만은 여전하다.

거의 한국어로만 노래를 불러왔던 BTS가 영어로 노래를 만들고, 작곡, 프로듀서도 멤버들이 직접 하지 않고, 영국의 데이비드 스튜어트(David Stewart)에게 맡긴 것은 ‘핫100’에서 중요한 고려 대상인 라디오 방송 횟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역할을 했다. 뮤지션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Jessica Agombar)가 작사·작곡에 참여하다 보니, 가사에 미 프로 농구 선수 ‘르브론’(LeBron)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한다.

BTS의 기존곡들도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소비량, 유튜브 조회수는 월등하고 음악적 완성도가 뛰어난데도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가 다른 팝가수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비영어권 노래는 미국 라디오 방송에서 가급적 배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Dynamite’의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는 불과 사흘만에 2천301차례나 방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은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는 1위에 4차례나 올랐지만 ‘핫 100‘에서는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4집의 타이틀곡 ‘온(ON)’의 4위가 최고성적이었다.

따라서 BTS의 이번 ‘핫100’ 1위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세계인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한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코리아 컬처에 대한 강화된 관심과 함께, 한국 음식과 한국상품의 선호도 상승과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흥분할만한 일이다.
헤럴드경제

이는 ‘핫 100’의 2위~10위에 오른 곡들이 어느 정도 쟁쟁한 가수들의 음악인지만 봐도 알 수 있다. WAP(ft. Megan Thee Stallion)으로 2위를 차지한 여성 래퍼 카디비(Cardi B)는 네 번의 빌보드 ‘핫 100’ 1위와 지난해 여성 솔로 가수 최초로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랩 앨범상을 받으며 새로운 기록을 작성해나가는 대표적인 ‘센 언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래프 나우 크라이 레이터’(Laugh Now Cry Later, ft. Lil Durk)로 3위에 오른 드레이크는 말이 필요없는 래퍼다. 미국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힙합신을 대표하는 가수로, 그래미 어워드 등 각종 시상식에서 굵직한 상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가수다.

‘Rockstar’로 4위에 랭크된 다베이비(DaBaby)는 한국에서 애칭 ‘쌌DaBaby’로 통하는 래퍼로 묵직한 톤을 구사해 인기가 매우 높다.

이밖에도 독보적인 음색과 가창력으로 2018년 내한 공연도 펼친 위켄드(The Weeknd, 5위곡 Blinding Lights)와 잭 할로우(Jack Harlow, 6위곡 WHATS POPPIN),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7위곡 Watermelon Sugar)등 쟁쟁한 스타들이 10위안에 랭크돼 있다. 이들 위의 아티스트란에 BTS가 있다는 건 생각만 해도 흐뭇한 일이다.

차트에 진입하자마자 바로 빌보드 싱글 메인 차트 1위에 오른 BTS의 기록은 일회성이 아닌 또 다른 기록들의 시작일 가능성도 높다. BTS의 ‘아미’들은 원래 온라인인 SNS상에서 맹활약을 해온 글로벌 팬덤으로, 오프라인 시장이 위축되는 코로나 19 환경에서는 더욱 활동폭이 넓어진다. 따라서 세계 정상에 우뚝 서며 K-팝의 역사를 다시 쓴 BTS의 ‘Dynamite’의 성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무척 궁금해진다.

wp@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