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4라운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글 퍼트를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KLPGA박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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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우승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어요." 김지영(24)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연장전 끝에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김지영은 28일 경기도 포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박민지(22)와 동타을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글을 잡아 정상에 올랐다.
김지영이 우승을 차지한 건 지난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약 3년 만이다. 그가 "두 번째 우승까지 오래 걸렸다"고 표현한 건 물리적인 시간보다는 심리적인 시간이 길었다는 뜻에 더 가깝다. 첫 우승 이후 차지한 준우승만 7번이기 때문이다. 2017년 이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했다.
단단한 체격을 가진 김지영은 시원시원한 장타가 장기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장타 부문 2위에 올랐다. 이날은 정교한 퍼팅 감각까지 뽐냈다. 중∙장거리 퍼트가 홀을 쏙쏙 파고들었다. 14번 홀(파3)에서는 15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나섰고, 17번 홀(파4)에서는 7m 파 퍼트를 성공했다.
백미는 우승을 확정한 연장 두 번째 홀에서의 약 6m 이글 퍼트였다. 김지영은 "첫 우승 때는 3퍼트로 우승해서 멋이 없었고, 얼떨떨한 상태였다. 두 번째 우승은 멋지게 하고 싶었다. 이글을 기록하면서 우승해 기쁘다"고 했다.
김지영은 선·후배 가운데 생각나는 사람을 묻자 "후배인 최혜진과 친하다. 전날 ‘마지막 4라운드까지 좋은 성적을 내라’고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 유소연 언니가 우승했을 때 ‘좋은 기운을 받아 가라’며 안아주셨는데 그 기운이 진짜 온 것 같다"고 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치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는 김지영은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즐기다 보면 다음 우승 기회도 곧 올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지영과의 일문일답.
Q. 우승 축하한다. 소감은.
"오랜 만에 두 번째 우승으로 대회를 마치게 되어 기쁘다. 최종 라운드에서 긴장하지 않고, 동반 선수들이랑 재밌게 친 것 같다. 그렇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치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 그 속에서 좋은 기운을 살려서 우승까지 왔다. 첫 우승 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몰랐다. 첫 우승 때는 얼떨떨한 상태였다. 그래서 두 번째 우승은 멋있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글을 기록하면서 우승해 기쁘다."
Q. 작년 준우승 여러 차례였는데 어땠는가?
"당연히 많이 아쉬웠다. 준우승을 계속할 때마다 우승이라는 것을 쫓아갔다. 그리고 연장전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상실됐었고,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미스샷이 나왔다."
Q. 멘탈 트레이너의 도움을 언급했다. 자세히 소개해 달라.
"멘탈 코치 선생님(정그린)으로부터 약 2년 반 정도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선생님께서 내가 골프 치는 이유와 플레이할 때 즐겁게 치는 법, 그리고 안 좋은 생각이 들 때 대처 등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우승을 아쉽게 놓쳤을 때 그 누구보다 아쉬워하시고 분석해 주셨다. 그 덕에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심리적으로 불안한 때는 어떤 상황에서 그런가.
"스코어 관련된 상황보다는 스윙에서 불안감을 느낀다. 이번 대회 내내 스윙이 나아진 걸 느꼈다. 이전에는 보기를 기록하면 화가 난 상태로 다음 홀로 향했지만 이제는 ‘이런 날도 있구나’ 또는 ‘이렇게 하면 보기가 나오는구나’ 하며 가볍게 느끼고 실수를 인정하니 편해진다."
김지영이 우승 후 동료들로부터 꽃잎 세례를 받고 있다./KLPGA박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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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기를 기록한 12번 홀 상황은.
"포천힐스에서 가장 좁은 홀이다. 티샷 떨어지는 지점이 좁기 때문에 3번 우드로 티샷을 했고 공이 우측으로 밀리며 벙커에 빠졌다."
Q. 연장 두 번째 홀의 이글 퍼트 상황은.
"연장 들어가기 전 18번 홀 버디 퍼트와 비슷한 위치였다. 연장 두 번째 홀 때는 그린이 더 무거워졌으니 과감히 퍼트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성공했다."
Q. 장타자인데.
"재작년까지 치면 멀리 나가니 그냥 쳤다. 하지만 이제는 비시즌 때 죽도록 훈련해야 그 거리가 유지된다. 장타자들은 그 거리만큼 훈련을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일주일에 3번씩 2시간 정도 체력 훈련을 한다."
Q. 오랜 만에 우승했다. 누가 제일 기뻐할까?
"부모님일 것 같다. 잘 안 풀렸을 때 나보다 더 아쉬워하시고 더 안타까워하셨다. 그리고 가장 힘들 때도 옆에서 힘이 되어 주셨다."
Q. 선수들 중에서는 누가 있나.
"가장 친한 후배가 최혜진이다. 어제도 연락이 와서 끝까지 화이팅하고 좋은 성적 내라고 응원해줬다. 그리고 지난주 우승한 유소연 언니에게 시상식에서 물 뿌려주면서 포옹할 때 언니가 좋은 기운 준다고 했는데, 그 기운이 진짜 온 것 같다."
Q. 최근 몇 년 우승이 없어도 상금랭킹은 높았다. 올해 목표는?
"시즌 전 스윙에 변화를 주면서 두려웠다. 이 대회 전까지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기 때문에 매 대회 불안함을 느끼며 출전했다. 우승도 했으니 앞으로도 즐기다 보면 다음 우승 기회도 곧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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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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